20일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반도체업계 초청 산자부 장관 조찬 간담회’에서는 하이닉스문제와 관련한 일대 해프닝이 있었다.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가진 사진촬영 시간에 신국환 장관이 인사말로 했던 “일류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협력하면 반도체산업이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이 발단이었다.
신 장관의 이 발언은 비공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신 장관 삼성전자-하이닉스 제휴 검토해야’라는 말로 확대 해석됐고 산자부는 이후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고 확대해석을 막느라 부산을 떨었다. 산자부는 “제휴라는 것은 채산성 있는 수출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뜻으로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비공개로 진행된 이후 회의에서는 전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기 않았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해프닝은 한마디로 ‘신 장관의 소신과 산자부 장관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파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신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전자산업과 반도체 등의 정책을 살펴온 터라 이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하이닉스 관련의 신 장관 발언들도 사실 이같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소신들이다. 그리고 그 발언들은 현실을 말한 것이거나 향후 반도체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 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그의 말이 확대 재생산되고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산자부 장관이라는 위치 때문이다. 확대 재생산된 발언들로 산자부 장관은 하이닉스에 대한 언급을 피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자부 공보실 관계자는 이같은 확대 생산된 발언들이 장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 장관의 발언이 확대 재생산되는 이유로 산자부의 대외 홍보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산자부는 이날 조찬간담회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일일이 ‘비공개임으로 기자분들께서는 간담회의장으로 나가시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이례적인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흘렸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 때문에 괜히 신 장관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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