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 고객불만 잠재우려면…

 e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극동도시가스 구매담당자는 e마켓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는 것 같다고 의심을 품고 있다. 사전에 지명된 업체가 시스템의 관리자에 의해 임의로 변경과 조작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 정유사의 자재팀 담당자는 e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오히려 업무가 가중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내부시스템과는 별도로 입력작업을 한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e마켓 활용이 점차 늘어나며 참여자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대부분의 e마켓이 이를 최대한 반영해 시스템을 재보완하고 있지만, 고객의 요구(needs)를 정확히 파악한 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e마켓이 먼저 ‘온라인상에 시스템을 만든 뒤 고객에게 써보라’는 식의 영업활동을 해온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 e마켓 사장은 “국내 e마켓들이 그동안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고객관계관리(CRM)부문에 제대로 신경을 못 쓴 것이 사실이며, 경매나 역경매 수준에 머물러 있어 그 이상의 수준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성 부족=A정유사 자재팀의 한 담당자는 정말로 최저금액으로 물건을 구매했는지 회의에 빠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업체선정에 e마켓의 불법적인 참여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심 때문이다. 아이킹콩닷컴 김태균 개발팀장은 “소비자들은 e마켓 업무플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 e마켓을 신뢰하지 못한다”며 “e마켓들도 자신의 업무플로를 공개하고 더불어 명료한 상품구매/배송/반품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부담 가중=‘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그러나 업무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일선 구매담당자들의 평균적인 온라인구매 경험담이다. 이는 아직 e마켓이 거래처의 내부시스템과 통합되지 않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드러나는 현상이다.

 대림정보통신 구매 담당자는 기존에는 내부 MIS시스템에서 발주처리하면 되는데 e마켓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발주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국 업무가 늘어나는 격이라고 말했다.

 극동도시가스 관계자는 “사용자 편의를 위주로 한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당장 업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담당자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처리속도 불만족=한솔신용금고 관계자는 급하게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 일이 있어 e마켓을 활용했는데 오히려 시간상으로는 더뎠다고 말했다. 시스템에 입력해놓고 거래업체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거래처와는 전화 한 통화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e마켓의 업무 처리속도 향상이 시급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마켓은 추세=구매담당자들은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언제일지 모르지만 e마켓 참여가 앞으로의 추세라는 점에서는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화학 e마켓인 케미즌닷컴 문영수 사장은 “e마켓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e마켓 스스로가 투자대비효과면에서 확실함이 없어 전반적으로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참여자들이 실제로 현재의 e마켓 수준 이상 기대하고 있지 않은 것도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e마켓의 체질개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실제 거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안제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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