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컬러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속속 출시

 

 휴대폰 사용자의 눈이 즐거워지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에서 컬러 화면을 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길거리에서 컬러 휴대폰을 이용해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144K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한 cdma2000 1x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컬러 휴대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욕구가 뒤따르면서 컬러 휴대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께 컬러 휴대폰이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는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0.07%에 불과했지만 두 달 후 6%대로 늘었고 10월에는 22.8%까지 올라갔다.

 관련 업계는 2005년까지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휴대폰이 전체의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용 컬러 디스플레이 시장은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256컬러 휴대폰은 모두 STN LCD 제품이다.

 기존 흑백 휴대폰에도 사용된 STN LCD 기술은 안정된 공정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컬러 휴대폰 대중화의 기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LG전자가 선보인 6만5000컬러 STN LCD 휴대폰은 출시 후 15일 만에 4만대가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STN LCD는 선명도나 응답속도 면에서 완벽한 동영상을 구현하기에는 모자라 주로 초기 및 보급형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STN LCD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컬러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다.

 이 제품은 기존 노트북PC나 LCD 모니터에 쓰이는 제품을 소형화한 것이기 때문에 응답속도가 STN LCD보다 5배 이상 빠르고 밝기나 색감도 월등해 동영상 구현에 전혀 무리가 없다.

 아직 양산이 본격화되지 않아 값이 비싸고 전력소비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고품질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고 있어 가격인하만 이뤄진다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VOD폰’으로 불렸던 26만컬러 TFT LCD 휴대폰을 선보였지만 비싼 가격과 콘텐츠 부족으로 몇 달을 버티지 못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4096가지 색상을 표현하는 TFT LCD 휴대폰을 다시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제는 cdma2000 1x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으며 가격 또한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STN LCD보다 월등한 성능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어 올 상반기 중 성능이 향상된 26만컬러 TFT LCD 휴대폰을 재출시할 예정이며 LG전자 역시 26만컬러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TFT LCD를 이용한 고품질 컬러 휴대폰은 빠르게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STN LCD와 TFT LCD의 승부를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보고 있는 것은 유기EL이다.

 유기EL은 유기물질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LCD 제품처럼 백라이트가 필요없기 때문에 초박형 휴대폰을 만들 수 있으며 응답속도가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중 가장 빠를 뿐 아니라 각종 성능에서도 기존 제품을 능가한다.

 그동안 양산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시제품 개발에 그쳤으나 최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기EL사업을 위해 삼성SDI와 NEC가 함께 설립한 SNMD는 지난해 말 IMT2000 휴대폰용 26만컬러 유기EL을 생산해 일본 NTT도코모에 시험공급한 데 이어 이르면 오는 8월에 국내시장에도 유기EL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값싸고 안정된 품질이 장점인 STN LCD, 고품질을 무기로 시장 잠식을 선언한 TFT LCD, 전혀 새로운 기술로 컬러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유기EL. 컬러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이들의 치열한 싸움을 지켜보며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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