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처음으로 닭의 줄기세포를 배양, 오골계에 주입함으로써 닭과 오골계의 생식세포를 한몸에 지닌 ‘생식선 키메라’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한재용 교수팀은 흰닭(화이트 레그혼)에서 추출한 원시생식세포를 줄기세포로 배양한 뒤 이를 오골계의 알에 주입, 생식기 내에 오골계와 흰닭의 생식세포를 함께 가진 ‘생식선 키메라’를 세계 처음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생식선 키메라의 세대간 전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반 오골계와 교배시킨 결과 2대에도 한몸에 2종류의 생식세포를 가진 흰닭과 오골계가 동시에 태어났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생식선 키메라를 포함한 동물의 다능성 줄기세포주 확립은 쥐에서만 보고됐을 뿐 닭의 줄기세포를 확립하고, 이를 이용해 생식선 키메라가 탄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교수팀은 현재 이 연구결과를 국내와 미국·일본·호주·영국 등 세계 10여개국에 특허출원했으며, 연구 내용을 조만간 국제 저널에 투고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수정 후 5.5일이 지난 화이트 레그혼의 알(일종의 태아 상태)에서 원시생식세포를 추출, 체외배양(10∼35일)을 통해 인간의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다능성 세포주(Embryonic Germ Cells)’를 만든 뒤 이를 2.5일 된 오골계의 알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 오골계의 알에서 부화돼 어른으로 성장한 오골계 15마리 가운데 2마리가 생식선 키메라로 확인됐으며 이들 2마리를 다시 일반 오골계와 교배시키자 모두 25마리의 흰색 닭이 태어났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같은 생식선 키메라 기술을 활용, 염소나 소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수백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달걀을 생산하거나 닭의 품종 개량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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