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라는 브랜드로 그래픽칩세트(GPU) 시장에 참여했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그래픽부문 사업철수를 발표함에 따라 카이로 계열 그래픽카드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4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GPU사업에서 철수하고 관련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작년 전체 63억6000만달러의 수익 중 GPU부문은 1500만달러 정도 규모밖에 되지 않았다며 통신, 전자자동화, 스마트카드, 컴퓨터 주변기기, 디지털가전 등에 주력하기 위해 GPU부문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입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관련업계에서는 3dfx가 엔비디아에 인수된 후 제품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카이로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이매지네이션테크놀로지란 업체를 인수한 후 2000년 카이로Ⅰ, Ⅱ라는 제품을 출시하며 GPU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이로는 출시 초기 해외는 물론 국내의 여러 그래픽카드 업체들이 앞다투어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제품. 하지만 결국 엔비디아나 ATI의 벽을 넘지 못하고 2년여 만에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내 그래픽카드 업체 관계자는 “그래픽카드 업체들이 초기에는 카이로에 상당한 기대를 가졌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사업철수는 예상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여름 기대 속에 카이로 칩세트를 채택한 그래픽카드를 선보인 국내 그래픽카드 업체들은 현재 대부분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한편 이번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사업철수 결정에 따라 GPU시장은 상당기간 엔비디아와 ATI, 두 메이저 회사의 양자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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