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통신사업자나 중소ISP, 중계유선사업자가 실시한 크고 작은 케이블모뎀 입찰에서 낮은 단가를 앞세운 대만업체 제품이 잇따라 국내 제품을 밀어내고 공급권을 따내 국내 케이블모뎀 제조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사 등 일부 중소 규모 케이블모뎀업체들은 부도 지경에 이르렀고 T사 등은 케이블모뎀 사업을 정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케이블모뎀 장비업체가 내수 기반을 잃게 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일본·중국 등 해외 수출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비 제조업체의 경쟁력 약화는 장비를 공급받아온 국내 사업자에까지 사후관리 부실, 기술 업그레이드 중단 같은 문제를 야기하는 등 산업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산 제품, 가격경쟁력에서 대만산에 밀려=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 http://www.hanaro.net)은 최근 케이블모뎀 입찰을 실시, 우전시스텍(터보콤)·보아즈넷(AMBIT)·루트(AMBIT)·한일기술라인(주홍정보통신) 등 모두 4개사를 모뎀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모두 8개의 국내외 업체가 참가했으나 공급권을 수주한 4개 업체 중 3개 업체 장비가 대만산이고 국내 업체 제품은 1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 규모면에서도 전체 공급물량인 27만5000대 중 대만산이 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4개 업체 중 국내 장비업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주홍정보통신은 10%에 못미치는 2만7000대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다른 입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입찰을 실시한 온세통신에도 터보콤 장비 국내 공급을 맡은 우전시스텍이 8억원 물량의 케이블모뎀을 수주했다.
그밖에 드림라인·미래케이블 등 최근 실시된 각종 입찰에서도 대만산이 국내산을 제치고 시장을 휩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예전에는 국산장비가 모토로라 등 해외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대만 제품이 내수시장에 진입하면서 더이상 가격으로 승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장비업체 부실은 사업자에도 악영향=전문가들은 장비업체가 설 땅을 잃게 되면 이는 장기적으로 사업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장비를 납품해온 제조업체가 도산하거나 사업을 정리하면서 사후 관리나 기술 업그레이드 등 지속적인 관리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로·데이콤 등 사업자들은 장비를 공급해온 업체가 사실상 더이상의 기술 지원을 중단하자 내부적으로 사후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체간 과당경쟁도 원인이 있지만 과도한 벤더 파이낸싱, 1년 후 대금지불 등 장비업체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자의 전횡이 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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