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IT협력 `외풍` 안 탄다

북미관계 냉각 불구 공동 사업 순조

 미국 부시 대통령의 잇단 대북 강경발언 등으로 북미관계가 냉각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간차원의 남북IT교류협력사업이 9·11 테러사건 이전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KOTRA도 정보기술(IT)분야의 남북교류협력만큼은 보다 발전된 모델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최근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과학기술을 전반적으로 빨리 발전시키면서 특히 정보기술과 정보산업 발전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남한에서도 올해부터는 그동안의 교류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대북 수익사업에 나서겠다는 민간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엠알아이(대표 유완영)는 지난해말 분단사상 처음으로 북한 평양 현지 조립공장에서 생산된 컴퓨터모니터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를 통해 북한시장에 직접 공급한 데 이어 조만간 2차 물량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북한과 20만달러 규모의 합영회사를 설립한 훈넷(대표 김범훈)은 최근 통일부로부터 남북 경제 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을 승인받아 개발팀이 1월부터 한달 이상 체류하면서 북측 기술인력과 공동으로 인터넷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중국의 단둥시에 위치한 남북 합작 IT개발용역사 하나프로그람센터(대표 이상산)에도 북한의 평양정보쎈터 연구원 10명이 파견돼 남한 IT기업·기관으로 부터의 개발용역 사업을 하며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프로그람센터 남한 파트너인 하나비즈닷컴(대표 문광승)은 기술 용역규모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비 지난해 12월 말까지 30명의 북한 인력을 교육시킨 데 이어 3월부터 신규인력을 대상으로 2차 IT전문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조영화)도 지난해 북측과 과학기술정보 유통 인프라를 구축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연구원 고위 관계자 3명이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평양정보쎈터를 방문, 과학기술 정보 교류 및 IT기술 공동 개발작업을 논의했다.

 한편 KOTRA 북한실이 최근 작성한 ‘2002년 남북경협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등 IT분야는 비교적 적은 투자 자금으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고 △일부 분야는 북한도 충분한 기술력이 있으며 △중국 등 제3국으로의 사업지역 호환이 가능해 북한으로서도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전체 남북교역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래성 위탁가공 교역의 대상품목도 기존 의류·가방·신발과 같은 노동집약형 경공업에서 가전제품·전자부품·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등으로 전이되고 있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전반적인 남북경협 감소세에도 불구, 전기·전자 부문의 위탁가공 반출·입 실적은 각각 892만6000달러와 830만달러로 전년 대비 35.1%, 1.0%씩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최근 시장개척을 위한 해외전시회 주관 및 참여 활동을 늘리고 있는 등 IT분야 전시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 무역촉진위원회는 오는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제1차 조선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를 주최한다. 이어 5월과 9월에는 평양에서 ‘평양국제전시회’와 ‘평양국제기술·인프라 전시회’를 각각 개최한다. 북한은 이미 지난 9월 도쿄 ‘월드 PC 엑스포 2001’에 보안·커뮤니케이션·번역 등 9개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출품한 바 있다.

 김삼식 KOTRA 북한실 연구원은 “경의선 복원, 대북전력 지원 등 정부간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는 북미관계 냉각국면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민간기업간 협업성 사업인 IT분야 경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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