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이동망사업자(MVNO)라는 신종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s)는 이동통신망이 없는 사업자가 기존 통신 사업자로부터 망의 일부를 구입해 각종 부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시장조사 회사 캐너스인스탯그룹은 최근 발간한 MVNO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휴대폰 가입자 증가율이 주춤해지고, 네트워크 용량이 남아도는 제3세대(G) 이동통신 환경이 정착되면 MVNO가 더욱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편집자
세계 MVNO 동향
최근 MVNO가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6개 정도의 MVNO가 존재하며 이 중 일부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다수의 관련 계약이 발표되고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서 MVNO의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캐너스인스탯은 MVNO가 이동통신 가입자 비율이 60% 이상으로 높은 시장에서 최대의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기존의 이통 사업자들이 자사 서비스의 상호를 바꾸어 새로운 시장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짜 MVNO가 활개를 칠 가능성 또한 존재하고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MVNO의 정의
MVNO는 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는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엔드유저)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기 상표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의미한다.
MVNO는 실제 이동통신 사업자와는 달리 기지국 서브시스템, 가입자위치 등록기 등을 보유하지 않는다. MVNO는 또 무선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도 없다. 이들은 이동통신 사업권을 가진 사업자로부터 네트워크 용량을 구입해 무선 통신에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영한다.
캐너스인스탯그룹은 MVNO가 이동통신 사업자의 통신시설(인프라)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완전(Full) MVNO’와 ‘반쪽(Lite) MVNO’ 2가지 종류로 구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체 가입자 위치등록기, 인증센터, 모바일 스위칭 센터 등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Full MVNO’라고 부르고, 이동통신 사업자의 위임을 받아 휴대폰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필요한 과금 및 고객 서비스를 위한 기본 시설만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Lite MVNO’라고 부른다.
MVNO의 탄생
MVNO는 이동통신 사업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새로운 흐름이다. MVNO는 97년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출현했고, 사업 초기에는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MNO)의 에어타임을 구입해 자신들의 브랜드명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MVNO는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고 놀리는 에어타임(주파수)이 많을 때 이를 소진시키기 위해 탄생된 사업 방식이다. 이통 서비스 업체들은 또 10대, 노인, 이민자 등의 틈새 시장을 파고들기 어렵다는 점도 MVNO가 조기에 정착하는 데 일조했다. 또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라고 해서 반드시 모바일 네트워크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었다. 이런 사실에 대한 자각이 모바일 액세스 전매업체가 모바일 사업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이다.
MVNO의 망운영
MVNO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무선망의 운영과 무선 서비스의 판매는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사업이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통신 사업자는 통화가 전송되는 기본 인프라를 모두 보유할 필요는 없다. 무선 네트워크 사업자(MNO)는 기지국, 타워, 스위치 등을 보유 운영하고 MVNO는 고객관리와 과금 업무만 담당하면 되며 때로는 모바일 스위칭 센터(MSC)까지 보유하기도 한다.
무선 가입자가 전화를 걸면 이것은 곧바로 기지국 서비스 시스템(BSS)에 연결된다. 그 다음에 MNO의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라우팅 되는데, 이 단계에서 전화를 건 가입자가 MNO의 가입자인지 아니면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에서 로밍한 것인지 판명된다.
3G MVNO
3G 이동통신 망은 사업자에게 네트워크 용량의 증가와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그러나 3G 서비스를 위해 사업권을 획득하고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는 것 또한 확실하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3G 망의 구축비용 분담 및 네트워크 용량 공유 등과 같이 비용을 경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2G 사업자들은 3G 사업권 획득과 망 구축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다 앞으로 3G 서비스에 대한 수요 발생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3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때 2G 사업자가 택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이미 3G 사업권을 획득해 이동통신 망을 구축한 업체로부터 3G 주파수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3G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들의 환영을 받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3G 사업권과 망 구축비용의 조달 방법에 대해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G MVNO는 3G MNO에 확실하고 꾸준한 수입원이 될 수 있어 매력적일 수도 있다.
3G는 MVNO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들을 두루 제공하고 있다. 이런 장점 중의 하나는 네트워크 용량의 과다를 들 수 있다. 사업자들은 MVNO를 과도한 네트워크 용량을 분담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볼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3G가 멀티미디어 메시징부터 스트리밍 비디오 및 오디오까지 고급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MVNO은 MNO로부터 자신들을 차별화시키고 틈새 시장의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MVNO
3G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MVNO들은 곧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3G 서비스용으로 할당된 주파수가 없으며 미국 정부는 2004년까지 주파수 할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미국에서는 아무리 일러도 2005년까지는 진정한 3G 서비스를 맛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국에서 고급 부가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MVNO들은 기존의 2G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2.5G 망을 보유한 사업자들을 찾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순탄한 길은 아니다
실패한 MVNO의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패한 MVNO 중의 하나로 스웨덴의 센스(Sense)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세계 최초의 MVNO로서 97년 최초로 서비스를 시도했다. 센스의 사업 계획은 건실했지만 스웨덴에서 MNO망에 대한 액세스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다. 즉 MNO는 센스를 경쟁업체로 인식했고 경쟁업체에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경쟁업체를 도와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실종되는 것과 함께 스웨덴 정부의 간섭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웨덴 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MVNO들에 네트워크를 개방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힘입어 센스는 지난 99년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또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젊은 세대(17∼32세)를 대상으로 MVNO 사업을 벌이던 모비손(Mobyson)이라는 업체도 최근 문을 닫았다.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휴대폰용 게임 개발 업체인 피코펀(Picofun)사에 인수됐다. 피코펀은 모비손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과 과금 및 고객 관리 부분만을 인수했으므로 MVNO 사업은 곧 중단됐다.
이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MVNO가 되는 길은 순탄하지 않다. 우선 MNO의 네트워크에 액세스를 확보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MNO는 이런 계약으로 양쪽이 이득을 볼 것인지에 대해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을 불식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버진 모바일(Virgin Mobile)사의 경우처럼 MNO가 MVNO의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MVNO가 성공하면 MNO도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 버진 모바일은 이런 사업 방식을 ‘코피티션(co-petititon, 즉 cooperation+competition)’이라고 부른다.
MVNO의 미래
현재 MVNO는 주로 유럽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버진 모바일은 최근 미국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MVNO(특히 Full MVNO)는 미국과 네트워크 표준(GSM과 UMTS)이 다르고 미국에는 MVNO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기 때문에 유럽 지역에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트워크 표준이 동일하면 MVNO가 여러 MNO로부터 에어타임을 구입하고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용이하다. 따라서 MVNO는 단일 MNO가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MVNO들이 ‘Lite MVNO’부터 ‘Full MVNO’를 넘어 그 이상까지 다양한 MVNO 모델을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MVNO 모델은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최근 가짜 MVNO 개념에도 마음이 끌리고 있다. 즉 자신들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회사와 다를 것 없는 이동통신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MNO가 끌어들이기 어려웠던 고객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브랜딩’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MVNO는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 증가 속도가 느려진 국가에서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다.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남아도는 네트워크 용량을 사용하기 위해 MVNO를 찾을 필요가 없다. 사실 이런 시장이라면 이동통신 사업자가 자신들이 필요한 네트워크 용량을 확보하는 일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있는 사업자들은 MVNO에 자사의 통신망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
그러나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 증가속도가 완만해진 성숙된 시장이나 이동통신 사업자가 쓸 수 있는 주파수가 남아도는 경우(예를 들면 3G 환경)에 MVNO 모델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美워싱턴 공항서 여객기-군용헬기 충돌...승객 60명에 사상자 미확인
-
2
美 필리델피아서 의료수송기 번화가 추락...사상자 다수
-
3
한파 예보된 한국…111년만에 가장 따뜻한 러시아
-
4
“여기에 앉으라고?”... 황당한 中 버스 정류장
-
5
'제2 김연아' 꿈꾸던 한국계 피겨 선수 포함...美 여객기 탑승자 67명 전원 사망 판단
-
6
中 '딥시크'에 긴장하는 유럽… 이탈리아 “사용 차단”
-
7
트럼프 “워싱턴 DC 여객기 참사는 바이든 탓”
-
8
21살 中 아이돌의 충격 근황… “불법 도박장 운영으로 징역형”
-
9
말 많아진 트럼프?… 취임 첫 주 바이든보다 말 3배 많아
-
10
'트럼프 실세' 머스크에 광고 몰린다… 아마존, 엑스로 '컴백'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