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료기기산업에 돌풍을 일으킨 메디슨(대표 이승우)이 최종 부도 처리됨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점점 치열해져가는 세계 의료산업 경쟁속에서 한발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됐다.
메디슨은 지난 85년 국내 최초로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이래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디지털 핵심기술력을 바탕으로 흑백·컬러·3차원 등 초음파진단기의 100% 디지털화를 실현, 세계초음파 시장을 선도해 왔다.
메디슨은 신속한 연구 개발과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의료용 초음파진단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80%, 세계시장 점유율은 7%에 이르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분야만을 놓고 볼 땐 세계시장 점유율은 2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메디슨은 생체신호측정기·자기공명영상진단기·전자차트시스템·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내시경·한방용 의료기기·엑스선영상진단기·유전자칩 등 다양한 분야를 개발, 일천한 국내 의료산업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메디슨의 부도는 외형상 자금 압박이 원인이지만 내부적으론 물량공세를 바탕으로 한 영업성과주의가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수금보다는 판매를 우선시하는 영업정책을 적극 펴 온 상황에서 벤처거품이 빠지면서 한글과컴퓨터 주식을 적정한 시세 가격에 팔지 못하는 등 자금사정이 악화돼 부도의 길로 내몰렸다는 게 메디슨 한 관계자의 분석이다.
메디슨 부도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메디슨은 전세계에 퍼진 영업인프라를 활용해 상당수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많은 기여를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해외수출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앞으로 메디슨이 법정관리 등의 자구노력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GE·알로카·필립스 등 경쟁업체들이 ‘부도=AS 부실’ 논리를 마케팅에 이용할 경우 국내외 영업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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