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전에 구입한 노트북PC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컴팩코리아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던 K씨는 업그레이드 비용을 통보받고 깜짝 놀랐다.
시중에서 12만원 안팎하는 10기가 HDD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55만원이었기 때문이다. K씨는 “서비스 부품가격이 시중가보다 높은 줄은 알았지만 이처럼 높을 줄은 몰랐다”며 “업그레이드와 관련해서는 컴팩의 서비스 조직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 같다”고 황당해했다.
노트북PC 사용자가 확대되고 휴대성이 강조되는 노트북PC 특성상 업그레이드 요구나 서비스 요청이 크게 늘고 있으나 PC업체들이 업그레이드 부품 및 서비스 부품가를 시중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컴팩코리아는 128MB SD램의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시중가보다 3배 가량 높은 15만2000원에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있다.
LGIBM이 노트북 옵션이나 서비스 부품으로 판매하는 256MB SD램 DO DIMM모듈의 경우 가격은 무려 104만원에 이른다. 또 12Gb HDD의 가격은 시중가보다 크게 높은 42만3500으로 책정돼 있다.
다른 전자제품과 달리 PC특성상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나 업그레이드 정책이 본사 차원에서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보컴퓨터는 업그레이드 서비스와 관련, 부품을 구입해오는 고객에 한해 이를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어느 대리점은 보유한 부품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대리점은 고객이 부품을 가져올 경우에 한해 교체해주는 등 조금씩 다르다. 본사 차원의 업그레이드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그레이드 부품이나 서비스 부품 가격이 시중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자 대부분의 노트북PC 고객들은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기보다는 불안하지만 용산에서 부품을 구입해 자체 업그레이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컴팩이나 LGIBM의 서비스센터 요원들도 이처럼 서비스 부품 가격이 시중가와 차이가 나자 용산과 같은 집단상가에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는 실정이다.
컴팩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부품의 경우 완제품 출고 시점부터 수년간 보유해야 하고 시중 제품과 달리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시중 가격과 차이가 난다”며 “특히 기술발전속도가 빠른 PC산업 특성상 서비스 부품 구입 당시 가격이 현재보다 훨씬 비싼 경우가 적지 않으며 또 쉽게 단종되기 때문에 비록 성능이 낮은 예전 부품이 현재 고사양 부품보다도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비스 부품 및 업그레이드 부품 가격이 고객들로부터 원성을 듣자 노트북PC업체들은 대책을 마련중이다. 컴팩코리아는 우선 업그레이드 고객에 대해서는 서비스센터를 이용하지 말고 부품 가격이 비교적 시중가와 비슷한 대리점이나 온라인구매를 통해 부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리점 및 온라인 부품 구매가격을 최대한 현실화하고 보유 품목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부품과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옵션 부품가격을 일원화해 운영,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다.
LGIBM도 최근 공급받는 일부 서비스 부품은 시중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에 제공하는 등 서비스 부품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 또 2월중으로 서비스 부품 현실화 품목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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