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을 측정하기 시작하고 고혈압이라는 병명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100년이 조금 지났지만 50년전까지만 해도 강압제다운 강압제는 없었다. 다만 경험적으로 얻은 진정제 내지 신경안정제인 브롬화카리나 레셀핀 등이 강압제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가 혈압이 심박출량과 말초저항에 의해 규정된다는 혈역학적 지견이 알려짐에 따라 우선 순환혈량을 줄임으로써 심박출량을 떨어뜨리는 알닥돈·라식스·나트릭스 등 이뇨제가 50년대부터 강압제로 등장했다. 이어 심장수축력을 억제함으로써 심박출량을 줄이는 인테랄·테놀민·메토푸로롤 등 베타차단제가 60년대에 들어와 전성기를 이뤘다.
또 베타차단제가 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소위 허혈성 심장병의 치료 및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여러가지 특성을 가진 베타차단제가 개발됐고 자율신경계 수용체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알파수용체를 차단하는 미니푸레스·카두라·하루날 등 알파차단제도 치료제로 등장하게 됐다.
70년대에 들어와 말초저항을 감소시키는 혈관확장제로서 강력한 혈압강하제인 아달라트·노바스크 등 칼슘길항제가 선을 보여 각 나라, 특히 일본에서 많은 제제가 개발됐으며 고혈압의 발증에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의 역할이 재조명됨에 따라 아서틸·타나트릴 등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가 80년대에 들어와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시판됐다.
90년대에 들어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부작용인 마른기침의 발생비율이 15∼30%에 이르자 로살탄·아타칸·아푸로벨·디오반 등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가 경쟁적으로 출시돼 우리나라에도 이미 5종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체가 선보이고 있다.
그밖에 작용기전들은 다르지만 전부터 사용돼 오던 강압제로 레셀핀·미녹시딜카타푸레스·하이드라라진 등이 있어 난치성 고혈압이나 임신 고혈압 등 특수형태의 고혈압에 선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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