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3주가 지났다. 흔히들 새해를 맞으면서 새 결심 하나씩은 한다. 예를 들면 금연을 한다든지 새벽운동을 시작한다든지 등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초에 담배판매량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새해 새 결심은 태반이 3일이 안돼서 무너진다. 작심 3일이다. 3주까지만 가면 그래도 반성공이고 이때 마음을 잘 다잡으면 완전성공도 가능하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각계에서 모두들 경제 걱정을 많이 하였다. 세계 및 국내 경기전망도 밝지 못했고 더구나 양대 선거가 있어서 모두들 경제가 정치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았다. 새해를 맞는 각오가 하나같이 비장했다. 각 정당의 단배식이나 소위 대선 후보들의 신년 인터뷰마다 ‘기업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경제를 지켜주자’는 것이 강조되었다. 기업의 CEO들도 온통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 결의를 다졌다. 이러한 염원들 때문인지 1월 들어 반도체 가격이 급상승하고 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주가도 뛰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되니까 올해 경제 전망이 금새 장밋빛으로 바뀌고 경제 걱정은 어느새 뒷전이 되는 듯하다. 신문은 다시 정치와 게이트이야기로 도배를 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고 금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한줌도 안되는 비리 벤처기업인들 때문에 벤처기업 전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려 한다. 벌써부터 경기저점통과니 경기과열 진정론 등이 거론되고 있고, 재계 일각에서도 경기가 기지개를 편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에 동조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상황에 끓는 냄비처럼 대응하는 순발력은 이제 이별할 때도 되었다. 올해가 겨우 3주 지났다. 작심 3주만에 연초의 비장한 각오와 결단이 흐트러지는가. 3주를 계기로 역량을 재결집하고 수구초심으로 올 한해를 슬기롭게 대처해야 되겠다. 테러와 승전으로 강화되는 미국의 일방주의, 유로화 통용으로 견고해지는 유럽역내교역, WTO 가입으로 커지는 중국의 블랙홀, 엔절하 등 체면 불구하는 일본의 생존투쟁 등 올 한해 우리에게 우군은 별로 없다.
<조환익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che@kote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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