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獨 내무부, 新나치주의자와 웹 사이트 쟁탈전

독일 내무부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한 신(新)나치주의자를 상대로 웹사이트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두 당사자는 그간 독일에서 극우파 제거에 앞장서온 오토 실리 내무장관과 ‘팜벨트 퓨러’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미국의 신나치주의자 게리(또는 게하르트) 록이다.

 최근 가디언지가 베를린발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독일 내무부를 상징하는 ‘Bundesinnenministerium(연방 내무부)’라는 명칭의 웹사이트를 소유한 인물은 다름 아닌 신나치주의자 록이다. 이런 이유에서 독일 내무부 홈페이지에 접속할 목적으로 무심코 http://www. bundesinnenministerium.com을 치면 뜻밖에도 히틀러 콧수염에다 나치 제복을 입은 록이 나타나 갖가지 신나치 구호를 선전하는 광경을 접하게 된다.

 더욱이 록은 이 웹사이트를 자신이 조직한 미국의 웹에 연결, 신나치주의 서적 및 신문 판매, ‘나치의 심판(nazi Doom)’이란 제목의 컴퓨터 게임 보급, 각국 신나치주의자들의 활동을 담은 각종 동영상 및 음성파일 전파 등 정치적 선전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록은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로, 지난 96년 독일 법정에서 인종갈등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99년 미국으로 추방된 인물이다. 그는 미국시민이면서도 신나치 정치활동을 위해 일부러 독일식 영어 액센트를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내무부를 상징하는 웹사이트가 미국의 신나치주의자에 의해 점거돼 있다는 사실은 오토 실리 독일 내무부 장관으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지난 수년간 실러 장관은 극우 국민 민주당(national democratic party)의 추방, 신나치그룹 불법화, 신나치그룹 이탈시 고용보장 등 다방면에 걸쳐 신나치주의자들의 활동 억제에 노력해 왔다. 특히 최근 그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인터넷 활동증대와 관련해서도 수차에 걸친 경고를 내보낸 바 있다.

 이런 그의 경고에 따라 독일 내무부는 문제가 되고 있는 웹사이트의 폐쇄 및 소유권 확보 등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섰다. 지난 7일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현재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록의 웹사이트가 개설돼 있는 ISP와 접촉하는 것은 물론, UN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는 웹사이트의 주소와 관련된 분쟁을 담당하는 국제 심판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록은 독일 정부의 국내 정보담당 조직과도 유사한 웹사이트 분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런 사례가 보여주듯이 최근 독일 극우세력의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공세는 점차 그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반면 이를 차단하려는 독일 정부의 노력 또한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록과의 분쟁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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