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전 설화의 주인공인 아기장수가 TV 애니메이션 ‘아장닷컴’으로 부활, 디지털 키즈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장닷컴’은 지난 11월 22일부터 KBS 2TV(매주 목요일 오후 5시30분)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화제의 애니메이션. KBS와 중국국제교류문화중심이 공동 제작하고 미지온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한 야심작이다. 이 작품은 방영개시 후 수도권 평균 시청률이 10%대를 상회하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달 13일 방송분은 서울에서 11.1%, 수도권에서 11.8%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이같은 인기비결은 동양과 서양의 설화에서 가져온 귀여운 캐릭터들이 디지털 키즈들과 함께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벌이는 환상적인 이야기 전개에 있다.
‘아장닷컴’은 태어나면서부터 힘이 세고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어 장수로 불린 아기장수 설화를 소재로 출발한다. 하지만 꿈을 펼쳐보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마는 설화의 슬픈 결말과는 달리 아장은 아이들을 지켜주는 귀여운 수호천사로 활약한다. 엄청난 힘을 지녔지만 순수한 심성을 가진 앙증맞은 캐릭터로 좋아하는 우유를 보면 앞뒤를 못가리는 것이 최대의 약점. 하지만 악당을 만나면 장수 갑옷을 입고 맹활약하는 영웅으로 변신한다.
현실계의 주인공 신이는 컴퓨터에 능하고 인터넷 서핑을 즐기며 운동을 싫어하는 전형적인 디지털키즈. 신이는 친구인 소리, 경태 등과 함께 사이버스코프라는 특수안경을 끼고 가상계와 정령계를 넘나들며 아장과 함께 모험을 펼치게 된다.
이처럼 ‘아장닷컴’은 스토리 전개의 중요한 요소인 인터넷과 팬터지라는 두 요소가 디지털 키즈의 정서에 딱 맞도록 재창조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 시청층인 초·중학생의 기호를 잘 살린 것이 주효했던 것.
또 세계 설화와 신화에서 따온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점도 인기요인 중 하나. 물방울의 이미지를 닮은 그리스의 ‘님프’, 토끼 간을 잘못 먹고 토끼처럼 변한 ‘용왕’,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은 한국의 도깨비 ‘도도리’까지 세계 각국의 신화나 전설 속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밖에 힙합 분위기의 주제곡도 ‘아장닷컴’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아장닷컴’은 초반 돌풍의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게임으로도 선보여 아이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롱런 캐릭터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장닷컴’은 TV 방영이 종료된 후에도 ‘아장닷컴(http://www.a-jang.com)’ 사이트를 통해 디지털키즈 곁에 남아 있게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TV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공하고 아바타와 대화방, 각종 게임 등을 서비스하게 된다.
기획사 미지온의 이강균 사장은 “아장닷컴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터넷과 네트워크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된 교육용 작품”이라며 “다양한 부대사업을 통해 ‘아장’ 캐릭터를 포켓몬, 디지몬 등에 대항하는 한국 대표 캐릭터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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