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대통령` IT정책 10대 과제](5)IT경기 활성화로 국가 경쟁력 확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로 경기 활성화를 꼽고있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우리 국민들은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실물경기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에게서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찾고 있다.

 또 그동안 전직 대통령의 정책부재로 IMF사태나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통령 후보는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 대통령이 경제 감각과 함께 정보기술(IT)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갖춰야 한다는데 업계나 재계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국내 산업 구조가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굴뚝산업에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지식기반의 IT산업이 국내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또 모든 산업을 배제하고 IT분야만을 육성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능성 있는 분야가 IT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는 3분기까지 2.7%의 소폭 성장률을 보였지만 극심한 IT분야의 침체로 IT부문 수출이 11.7%나 감소했고, 그 체감경기는 IT업체나 관련부문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소비심리까지를 얼어붙게 했다. 이제 국내 경기는 IT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강정호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97년 IMF사태로 확인됐듯이 국내 기업들은 이제 저부가가치 제품의 대량생산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국내에서 벤처와 IT의 육성은 국가의 부가가치를 늘리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지만 국가 생존전략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IT경기 부양은 고용인력 창출과 함께 국내 산업의 고도화를 꾀할 수도 있다. 종전에는 건설과 대규모 공사 등을 통해 경기를 부양했다면 이제는 많은 IT벤처기업의 육성을 통해 고용도 창출할 수 있고 국가의 경쟁력을 발견해 나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현 정권은 물론 대권에 뜻을 둔 많은 후보자들도 IT경기부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강력한 구 경제부문의 구조조정과 함께 신경제와 벤처 육성에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IT분야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IT육성에 따라 돈의 흐름을 좇는 일부 부도덕한 인물들이 나타나기도 했고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간 과당경쟁으로 국가 치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명확한 잣대없는 자금지원으로 기업들간에 ‘부익부 빈익빈’과 ‘벤처재벌’이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IT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함께 합리적인 정책운영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통한 경기부양을 넘어서 보다 실질적인 정부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많은 재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대통령 선거와 관련, 선심성·대외 홍보성 경기부양책 양산을 우려하고 있다. 또 여러 전문가들이 올해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 선거를 꼽을 만큼 그동안 우리 정치가 경제에 미쳤던 영향은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IT기반의 신경제는 강력한 리더형 지도자보다는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며 IT분야의 체질 강화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게 하는 협력자를 원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지원이나 단순 수요확대를 꾀하기보다는 경쟁력있는 강한 IT기업들이 많아지고 이들 기업이 모여 국내 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터전 제공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새 대통령은 IT경기 활성화를 유도, 국민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실있는 기업들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도록 조정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앞에서 기업과 경제를 주도하고 조정하기보다는 뒤에서 기업들이 순항하고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돌봐주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적 부양책을 통해 경제전반과 기업들의 체질을 약화시키거나 정치논리에 의해 경제부문이 희생되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당부다.

 신후식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와 CDMA 등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분야는 많지만 세계 표준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분야도 많다”며 “새로운 지도자는 세계에서 국내 기술과 기업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구경제(비IT) 부문의 IT화를 통해 경기 부양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IT 경기부양을 기대하는 것은 IT 활성화를 통해 경기 전체를 부양해 달라는 요구다. 또 대한민국이 지식기반의 IT선진국으로 나가는데 큰 방향을 잡아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일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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