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네트워크연구소장(사진은 편집자 최희재 이멜로)
우리나라는 고속인터넷과 무선전화 보급에 관한 한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IT 인프라에 대한 연구개발, 설치운영 및 활용은 전세계의 주요 국가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핵심분야이므로 그 발전이 매우 빠르다. 오늘의 선도적인 위치가 1년 아니 6개월 후에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고도화시켜 선두 위치를 유지하고 이의 파급효과가 전산업에 이르게 하느냐가 주요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지향할 목표는 고품질 인터넷이다. 아직 인터넷전화 품질이 음성전화만 못하고 인터넷 TV 품질이 기존 TV 품질만 못하며 인터넷 거래에 대한 믿음이 기존방식에 대한 신뢰에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점이 바로 인터넷사업의 수익모델을 찾는 데 방해요소가 된다. 품질보장형 서비스와 네트워크로 인터넷을 정상적인 비즈니스 세계로 끌어들여야 한다. 즉 돈을 내고도 사용할 만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MPLS의 조기 도입과 이를 통한 VPN서비스 활성화가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통신망의 품질 보장에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는 신뢰도와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 망 구축 등에 대한 규제와 표준이 필요하다. 경쟁을 해치지 않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기간망, 액세스망, 댁내망을 구축하도록 어떻게 유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확충에 있어서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포스트 xDSL시대다. 4, 5년 후 다음 세대의 네트워크는 광네트워크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전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차세대 광네트워크와 가전산업의 선도기술인 디지털 고선명TV 등 멀티미디어 제품과 네트워크와의 연결로 새로운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액세스 네트워크를 댁내망으로 확장시키는 홈네트워크가 조기발전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제일 먼저 홈게이트웨이 국내표준을 정한 바 있다. 이를 사이버아파트 제도에 도입하는 등 제도적 지원 등을 통해 홈네트워크와 정보 가전산업의 조기양성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분야는 기간망, 액세스망 다음으로 최대의 통신시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므로 표준화 등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여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는 중국의 디지털시티 사업 등 방대한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
인터넷 응용을 창조적인 것으로 유도하여야 한다. 원격교육, 전자상거래 등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인프라의 구축과 활용이 장려되도록 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야 한다.
IT 인프라의 강화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IT 인프라 산업의 고도화다. 우리나라의 선도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신규 서비스와 장비를 개발하여 이를 수출, 산업화하여야 한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ADSL 수출이 기간망 수출, 인터넷 토털 솔루션 수출, 서비스 수출로 확장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단기적으로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해외의 IT불황으로 인해 외국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덤핑 등으로 무분별하게 침투하여 연쇄적으로 국내 산업까지 몰락시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모든 것이 정부 혼자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적은 자원을 활용하여 외국과 경쟁하려면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효과를 갖고 같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역할은 현 시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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