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단지 협동조합 권영화 이사장 hwcnc@hwcnc.co.kr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가 신년 벽두부터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백화점 업계가 최근 7개 신용카드 업체에 공문을 보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롯데 등 6개 백화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현행 2.5%에서 1.5%로 낮춰주지 않으면 5일부터 신용카드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비씨카드 간에 촉발됐던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가 제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는 비단 백화점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자상가에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가 왜 이렇게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는가. 현재 유통점들이 문제삼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에 관한 것이다.
신용카드 제도가 처음 시작될 때에는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을 때였고 지금처럼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지도 않았다. 또 당시에는 업종구분도 잘 되지 않았다. 따라서 컴퓨터를 예로 들면 신용카드 시대 초기는 우리나라에 슈퍼컴퓨터가 도입될 단계였으므로 기타 업종에 분류돼 수수료율이 5%였다. 이후 회원 단체가 건의해서 4%로 1차조정, 그후에 3%, 그리고 2.7%로 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수료율 역시 유통업체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경비부담이 된다.
외국의 경우에는 2%미만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일로 인하요청을 하면 카드사의 변은 각종 비용 중에서 카드대금 결제 및 연체율이 높다는 얘기를 제일 먼저 한다.
신용카드가 일반화되고 말로는 ‘신용카드’인데 카드 발급은 아무런 여과없이 이뤄져 그 카드를 믿고 제품을 판매한 가맹점에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 와서 국가 정책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해서 강제적으로 받게 하는 마당에 흑자를 조 단위로 내는 카드사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며 이들을 국가가 철저히 관리해야 형평성의 문제가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신용카드 수수료는 철저히 비용에 근거해 부과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웬만한 상품은 신용카드로 구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는 카드결제에 따르는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수료를 징수해야 할 것이다.
또 현행 요율제도를 고집한다 하더라도 거래금액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단돈 1만원 결제에 대한 요율이나 100만원에 대한 요율이 같아서는 안된다.
업소나 업태에 따른 수수료 차별화도 문제다. 골프장의 가맹점 수수료는 1.5%로 알고 있다. 같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데 골프장에서는 1.5%이고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2.7%라면 이는 국민을 차별하는 불평등 행위가 아닌가 묻고 싶다. 차라리 카드소유자의 신용에 따라서 결정되거나 모든 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는 법으로 동일요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이밖에도 가맹점들은 수수료를 내면서 전화통화료도 부담한다. 이 금액도 수익자인 카드사가 부담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같은 여러가지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필자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카드 발행을 좀더 신중히 해서 그야말로 신용이 좋은 회원을 모집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신용카드 남발을 방지함으로써 카드사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는 아예 모든 상품의 값을 속시원하게 현금가격과 카드가격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이다. 세원의 양성화를 도모한다면 카드 조회기에 현금판매도 실적이 누적되도록 규격화된 카드조회기를 설치하고 현금영수증을 수수하면 될 것이다.
또 카드사를 더 많이 인가해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발하고 국세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부가세 공제 혜택처럼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그동안 전자상가는 각종 탈세의 온상으로 취급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자상가 내부에서도 자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신용카드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과 업체들의 경쟁 격화로 적정 10%의 마진 확보가 어려운 시점에서 2.7%의 수수료는 분명 큰 금액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한다면 더욱 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카드 업계의 새해 용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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