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에 國運 달렸다

2010년 이후 본격 산업화 예상

 2002년 새해를 맞아 나노기술(NT:Nano Technology)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미세기술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는 마이크로(100만분의 1)기술이 서서히 한계성을 드러내면서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 및 분자 조작을 통한 기술적 한계 극복은 물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 물질을 만들거나 기존 제품을 고성능화할 수 있는 나노(10억분의 1)기술이 21세기를 이끌 핵심기술로 떠오르면서 전세계가 나노기술을 전략기술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들은 지난 99년부터 나노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연구지원 정책을 수립, 집중적인 연구활동을 기획하는 등 차세대 신기술 선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선진국은 본격적인 나노기술 산업화 시기를 2010년 이후로 보고 이때까지 집중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0년 국가나노기술진흥사업(NNI)계획을 수립한 미국은 정부가 지난해 나노분야 연구개발비로 4억2200만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올해에도 4억8500만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정부 못지 않게 민간기업들도 나노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 미국 민간기업의 경우 지난 2000년에만 나노분야에 2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매년 투자액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미세가공과 원자·분자를 1개씩 관찰하거나 조작하는 요소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도 지난해 3월 각료회의에서 나노분야에 향후 5년 동안 총 24조엔을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미국에 비해 정보기술(IT)과 생명기술(BT)분야에서 약세인 일본은 나노기술분야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소자와 재료 등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한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현재 기술로 도달가능성이 있는 나노기술 개발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대만·호주·싱가포르 등도 나노기술을 차세대 핵심기술로 인식,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우리나라도 지난해 7월 정부 및 민간기업이 향후 10년간 1조485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안을 마련, 본격적인 실행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를 나노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육성한다는 전제아래 앞으로 2010년까지 나노 소자 및 소재관련 14개 기술 개발과 1만2600여명의 전문인력 양성, 나노 공용연구시설 및 장비구축을 통해 기술개발결과를 산업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포항공대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늘고 집적도가 높은 나노선(머리카락 굵기의 25만분의 1)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이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자적 변화를 실시간 동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나노측정장비인 광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주력산업이 반도체인 우리나라는 나노기술이 미래 생존기술로 꼽히고 있다. 기존 반도체기술은 집적도를 높이는 데 기술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나노기술뿐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의 이조원 단장은 “원자나 분자를 하나의 비트로 이용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반도체에 적용하면 테라(1조)비트급 소자를 개발할 수 있어 초고집적·초고속의 성능으로 인공지능을 실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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