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증시 상처뿐인 영과 역사속으로…

 

 올 한해 IT증시는 ‘수익성 악화’라는 암초에 걸려 고전한 가운데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초 종합주가지수 520.95포인트로 ‘지옥’에서 출발한 거래소시장은 유난히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75.75포인트(33.16%) 상승한 693.70으로 폐장했다. 코스닥시장도 올초 지수 55.70으로 시작해 16.51포인트(29.64%) 상승한 72.21로 2001년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말 벤처거품이 걷히면서 가라앉은 IT증시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는 듯했다. 그러나 올초 랠리에 이어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IT기업의 실적 저조, 9·11테러 등 미국발 악재와 D램값 폭락으로 인한 하이닉스반도체의 유동성 위기, 연이은 벤처게이트 등 국내 악재로 인해 상승국면 진입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올 IT증시의 가장 큰 사건은 단연 미국 9·11테러다. 이로 인해 받은 국내 증시의 타격은 미국증시보다 오히려 컸다.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9월 12일 국내 증시의 지수 하락률은 12.02%로 9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수 하락폭은 64.97포인트로 90년 이후 네번째로 컸다. 테러발생 6일 후인 17일에는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전쟁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468.7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저치인 46.05포인트를 기록해 올 한해 가운데 가장 암울한 하루였다.

 이와함께 128MD램의 국제 현물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반도체 쇼크’도 IT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이로 인해 하이닉스반도체의 유동성 위기가 정면으로 대두돼 올해 IT증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D램가격 폭락은 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익악화에도 직격탄을 날려 주매출사업이 정보통신으로 뒤바뀌는 현상까지 초래했다.

 하지만 10차에 걸친 미 금리인하는 나스닥과 연동성이 강한 한국 IT증시에 힘을 불어넣었다. 고비때마다 적절하게 터져나온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하는 추가상승의 여력이 달리는 국내증시에 청량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호재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IT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었다. 특히 IT업체가 집중돼있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투자자들의 이같은 결의가 더욱 빛을 발했다. 벤처거품 논쟁에 이어 이용호, 진승현, 윤태식 등 잇따른 벤처게이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IT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결코 식지 않았다. 따라서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3차에 걸친 코스닥시장 상승기를 이끌었다.

 1차 상승기(1.2∼2.20)에는 미국 금리인하 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려 57.4% 상승했으며 2차 상승기(4.4∼5.29)에는 미국의 계속된 금리인하와 국내 대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30.26% 상승했다. 또 3차 상승기(9.17∼현재)에는 낙폭과대에 대한 반발성 매수 및 사상초유의 저금리시대 도래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달만에 테러사태 직전수준까지 회복하는 등 급등했다.

 대우증권 하상주 이사는 “올해 증시는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내년 증시는 노출된 재료 외에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돼 IT주를 중심으로 상승무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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