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벤처자금지원 확대정책이나 창업투자사들의 적극적인 벤처투자계획 등 2002년 국내 벤처투자는 활성화할 전망이지만 종합상사들의 벤처투자정책은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LG상사·SK글로벌 등 주요 종합상사들이 밝힌 2002년 벤처투자계획에 따르면 SK글로벌만이 펀드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을 뿐 대부분 예산을 책정하지 않거나 책정하더라도 50억원 미만 정도로 상정하고 있다.
종합상사 벤처투자의 ‘대명사격’이었던 골든게이트를 운영, 지난 99년부터 78개사에 450억원을 투자한 삼성물산은 이제는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올초 ‘기 투자 이익분에서 재투자한다’는 방침에 따라 50억원 미만을 투자한 삼성물산은 내년에도 동일한 정책에 따라 예산을 책정하지 않고 있다.
올해 21억8500만원을 투자해 99년부터 지금까지 총 69억3400만원을 투자한 LG상사는 내년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경영계획 미정으로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없다’는 현대상사는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4개 업체에 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현대상사의 올 벤처투자실적은 제로였다.
SK글로벌이 그나마 타사에 비해 나은 수준이다. ‘99년 창투사에 42억원 투자, 2000년 9개사에 26억원 투자’로 탐색전을 펼쳤던 SK글로벌은 올초 ‘수출가능한 IT벤처를 공동펀드형태로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운 이후 200억원 규모의 밀레니엄펀드를 통해 1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도 15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상사들의 이같은 벤처투자상황에 대해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수백억원을 집중 투자한 과거 실적이 상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IT경기가 활성화해도 당분간 상사들의 대규모 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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