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키워드로 풀어본 올 인터넷업계

 다사다난했던 2001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인터넷업계는 올해 자금경색, 경기침체, 인터넷 회의론 등 안팎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업계는 이에 따라 위기탈출을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1년농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는 점차 바닥권을 확인하며 2002년 새해엔 재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인터넷업계에 핫이슈로 떠올랐던 핵심 키워드들을 통해 2001년 인터넷시장을 조명한다.

 ◇유료화=‘인터넷은 공짜’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한 취약한 수익모델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유료화’는 1년 내내 인터넷업계의 강박관념처럼 따라다녔다. 유료 콘텐츠 서비스와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서비스가 각광을 받았으며,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인 커뮤니티와 메일까지 유료화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선발 인터넷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됐으며 인터넷비즈니스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모티즌=휴대폰과 PDA를 이용한 모바일인터넷은 20대 전후의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한해를 장식했다. 게임·캐릭터·벨소리 등을 필두로한 무선인터넷은 유선과 연동돼 새로운 조류로 급부상했다. 이에 ‘모티즌’ ‘엄지족’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인터넷기업들은 유무선 통합 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쏟아냈으며 m커머스가 새로운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신규도메인=인터넷비즈니스의 상징처럼 간주됐던 ‘닷컴’ 도메인의 인기 추락과 포화는 새로운 도메인의 출현을 재촉했다. 이에따라 ‘.biz’ ‘.info’ ‘.dj’ 등 신규 도메인이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기 시작, 현대판 ‘봉이 김선달’을 꿈꾸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인터넷비즈니스 자체가 위축된데다 경기침체 등이 겹쳐 신규도메인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팸메일=인터넷 보급이 늘어나고 e메일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올해는 스팸메일이 기승을 부린 한해였다. 특히 서버를 통해 무작위로 뿌려지는 바이러스 메일로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곤혹을 치렀다. 이에 따라 스팸메일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논의까지 벌어졌으며 최대 포털인 ‘다음’은 메일 유료화의 명분으로 스팸메일 차단을 내세우기도 했다.

 ◇사이버대학=인터넷을 통해 원격교육을 가능케 하는 ‘사이버대학’이 세계 최초로 등장, 우리 교육사의 한 획을 그은 것도 올해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한국디지털대학·서울디지털대학 등 9곳이 문을 열어 형편상 상아탑의 꿈을 버려야했던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내년엔 6곳이 추가 개교, 15개로 늘어날 예정. 사이버대학 열풍은 교육솔루션 및 서비스시장에까지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차세대 인터넷=기존 IPv4기반 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인터넷’이 부각된 것도 올해 주목할 만한 변화다. 연초 정통부가 ‘GRID’란 차세대 인터넷 개발 프로젝트를 출범시키면서 시작된 차세대 인터넷 열풍은 지난 7월엔 서울서 ‘국제IPv6정상회의’로 절정에 달했다. 관련업계, 학계, 연구소들도 관련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결제=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및 상품 구매가 일반화되고 콘텐츠 유료화가 인터넷업계의 최고 화두로 부상하면서 결제수단의 다양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휴대폰을 통한 소액결제는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대표적인 결제수단으로 떠올랐으며 각종 빌링 솔루션 및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다.

 ◇M&A=전반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위축은 인터넷업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 엄청난 인터넷기업들이 M&A시장에 매물로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던 옥션이 미국 e베이에 인수되는 등 크고작은 M&A가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전문 CEO들의 교체가 어느해보다 심했으며 해외경험이 풍부한 전문 마케터들이 새로운 CEO그룹으로 부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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