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도서출판 이레 펴냄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나는 인생을 깊게 살기를,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를 원했으며, 강인하고 스파르타인(人)처럼 살아, 삶이 아닌 것은 모두 때려 엎기를 원했다. 수풀을 폭 넓게 잘라내고 잡초들을 베어내어 인생을 구석으로 몰고 간 다음에, 그것을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로 압축시켜서 만약 인생이 비천한 것으로 드러나면 그 인생의 비천성의 적나라한 전부를 확인하여 있는 그대로 세상에 알리며, 만약 인생이 숭고한 것이라면 그 숭고성을 스스로 체험하여 다음 번의 여행 때 그에 대한 참다운 보고를 하기 원했던 것이다.”
메모: 또 한 해가 우리의 생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2001년도의 뒷모습은 과연 앞으로 어떤 느낌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올 한 해, 우리가 지녔던 삶의 태도와 방식을 돌아보면서 과연 얼마나 치열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생을 살아왔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삶이 지닌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으로 삶을 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만약 한 해를 보내면서 해가 간다는 의식이나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죽어버린 가슴을 위해 장례라도 치를 일이다. 산다는 것이 느끼고 반응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면 반응하지 않는 가슴은 곧 스스로에 대한 사망진단이기도 하므로.
그러나 지금, 한 해를 보내면서 반성과 회한의 ‘통과의례‘를 치르느라 가슴이 시리고 아리다면 정말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살아보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낫을 벼리듯 세워나갈 일이다. 인생이 비천한 것인지 숭고한 것인지 직접 확인해 보겠다는 각오로. 그리하여 인생의 마지막날, 적어도 헛된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이들이 많기를 기대해본다.
<양혜경기자 hk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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