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심재진 교수(오른쪽)가 연구원과 함께 초임계 반응에 대해 실험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청정생산기술 가운데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청정기술은 국내는 물론 독일·미국 등 전세계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첨단기술에 속한다. 특히 환경오염 예방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환경 규제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초임계 유체 청정기술은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영남대학교 청정기술연구소 초임계유체청정공정연구팀(담당교수 심재진 응용화학공학부)은 이처럼 환경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초임계 유체 청정반응공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초임계’란 어떤 물질이 일정 온도와 압력 이상에서 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모두 갖는 물질의 상태를 말한다. 또 그런 물질을 초임계 유체라고 한다.
초임계 유체는 기체와 액체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액체처럼 다른 물질을 쉽게 녹일 수도 있고, 기체처럼 물질의 구석구석에 파고드는 성질이 있다. 특히 초임계 유체 중 비교적 낮은 임계온도(31.1도)와 압력(73.8bar)을 지닌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기존 유기용매와는 달리 독성이 거의 없어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거나 반도체 세척, 초소형 약물입자 생성, 무공해 염색, 담배의 니코틴 추출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청정반응공정연구팀은 이 가운데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응용해 무공해 염색을 할 수 있는 공정 및 기계장치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초임계 유체 염색(SFD)은 이미 지난 90년 독일에서 연구가 시작됐고, 지난 95년 사염용 염색기(cheese dyeing)가 개발됐다.
연구팀도 지난 5월 지역 염색업체인 삼일산업과 손잡고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직물용 염색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독일이 개발한 것은 사염용이기 때문에 직물용으로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염색은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산제 없이 염색을 할 수 있는 염색의 용이성과 낮은 점성으로 인해 염료가 섬유 내부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염료를 물에 녹여 염색하는 수계 염색 방식이 잔량 염료와 계명활성제 같은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데 비해 초임계 유체 방식은 폐수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환경친화적 방식이다.
심재진 교수는 “우리 연구팀과 기업체 공동의 노력으로 내년 초쯤이면 상용화 전 단계로 40ℓ의 초임계 유체 염색기가 개발될 예정”이라며 “2003년쯤이면 공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초임계 유체 염색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임계 유체 염색기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초고압에서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고, 설비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안전장치와 원격제어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대형화하더라도 경제성 있는 설비를 갖출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연구팀 기업체와 공동으로 오는 2003년쯤 16억원을 들여 100ℓ 규모의 초임계 염색기를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연구팀은 무공해 페인트와 무공해 접착제, 인체에 무해한 지효성 약제,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위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난분해성 물질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폐수처리장치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심재진 교수는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청정반응공정 연구를 통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존 공정들을 상당부분 대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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