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점포 단위의 정보화는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만, e비즈니스 추진목적인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는 아직 갈 길이 멀다.’
2001년 유통산업 e비즈니스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소매유통 정보화의 척도인 EAN-13 표준바코드 도입률이나 POS 보급률을 보면 적어도 국내 업계의 단품관리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조·유통·물류업체간 정보화 기반인 EAN-14 표준물류바코드의 저조한 보급률과 여전히 논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유통업종 공동 e마켓, 올해 처음 구축된 전자카탈로그시스템 등은 실제 B2B 활용의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의미한다. 올 들어서는 지속적상품보충(CR)·협업설계예측보충(CPFR)·카테고리관리(CM)·스코어카드 등 SCM 시범사업도 다양하게 전개됐지만, 역시 몇몇 대기업에 국한된 사례여서 지속적인 확산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한국유통정보센터가 집계한 올해 유통산업의 e비즈니스 추진실적을 결산해 본다.
◇성과=무엇보다 유통산업 정보화 기반인 표준바코드·POS·EDI 보급이 꾸준히 확산, 정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품 유통코드인 EAN-13은 올 들어 2510개사가 신규 등록함으로써 처음 1만개 업체를 돌파했다. 지난 88년 EAN-13 코드가 도입된 이후 14년 만이다. 업종별로는 식품산업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6444개사를 기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가전·광학기기(1013개사), 화장·위생용품(745개사), 주방용품(699개사) 순이었다. 특히 EAN-13코드는 지난해 7월 의약품에 이어 이달초부터 화장품류에 채택이 의무화되면서 앞으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POS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의 출점경쟁과 장비 교체물량 출현, 전문매장의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달말까지 총 9만3414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업태별로는 백화점·할인점·쇼핑센터 등 대형매장이 전체 보급대수의 3분의1에 달하는 2만7351대를 도입했으며 슈퍼마켓(1만9209대, 23.4%), 전문점(1만8721대, 22.8%), 편의점(1만3228대, 16.1%) 순이었다. 유통EDI는 데이콤과 신세계I&C 두 사업자로부터 3000여개 업체가 웹·VAN방식의 EDI를 이용중이다. 롯데·신세계·현대·한화·LG·삼성 등 주로 대형업체와 그 협력사들이 주문서·판매/재고정보·납품확인서·발송통지서·인수통지서·송장 등을 국제표준규격인 ‘EANCOM’의 EDI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매장의 품목별 판매데이터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POS데이터서비스도 현재 44개 유통업체 234개 점포가 신속한 마케팅 전략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과제=실제 B2B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통정보화 기반을 더욱 고도화하고 업계의 광범위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조-유통-물류업체간 포장단위 코드인 ‘EAN-14’의 보급률이 여전히 저조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지난해에는 464개 업체가 1만6312개 품목에 EAN-14를 도입했지만 올해는 71개 업체 781개 품목에 그쳤다.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EDI 적용시 해당 거래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로케이션코드도 현재 한국까르푸와 그 협력사만이 제한적으로 운영중이다.
특히 올해 최고의 성과로 여겨지는 코리안넷 전자카탈로그 시스템은 등록품목수는 11만5688개로 방대하지만 아직은 활용도 측면에서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유통업체의 참여가 미진한데다 변동 가격정보 등 서비스 질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정보센터 노시종 상무는 “SCM 시범사업이나 전자카탈로그 등에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은 실제 B2B 활성화로 승화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전자카탈로그 활용도 제고와 e마켓 구축 등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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