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에는 경영혁신을 둘러싸고 전전긍긍한 악몽의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경영혁신을 이행하겠다는 각 출연연 기관장들의 시한을 못박은 각서파동과 이행지연에 따른 기획예산처의 제재가 이어지는 등 침체된 연구 분위기의 확산으로 출연연 위기론까지 대두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은 입각 이후 매월 5, 6차례 대덕연구단지를 찾아 직접 중재에 나서는 등 동분서주하며 대안 마련을 위해 고민하는 한편 출연연 활성화 및 사기진작책까지 도출해내는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서의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한때 매듭이 풀리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출연연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영혁신 결과 평가에 따라 인건비를 차등지급하는 안이 기획예산처의 기본방침으로 확정되면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안고 내년을 맞게 됐다.
출연연이 상반기 내내 경영혁신으로 고민하던 부분은 유급휴가제와 유급 연월차수당제, 유치원·대학생 자녀 학자금지원제 등 복지 관련 사항이다. 이의 폐지 및 축소가 노사 단체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기획예산처가 각 기관의 고유사업비 집행을 유보해 일부에서는 연구사업 진행에 차질마저 초래하는 초유의 연구중단사태를 불러왔다.
물론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부랴부랴 경영혁신을 4월 말까지 시행한다는 각 출연연 기관장의 각서를 받고 수시집행예산으로 묶어둔 기관고유사업비를 푸는 등 ‘드라마’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해 출연연의 눈길을 끈 부분은 경영혁신과 각서파동의 중심에 언제나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이 서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예년의 사태해결 방법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정부 부처간 원활한 대화와 타협·조정이 손쉽게 이뤄진 배경의 중심축으로 김 장관이 충실한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기관고유사업비 집행으로 경영혁신에 대한 논란이 다소 주춤해진 상황에서 과기부가 내놓은 ‘출연연 활성화 및 사기진작 종합대책’에는 출연연의 안정적 연구기반 마련을 위한 연구비 및 인건비를 951억원 증액하고, 대학생 자녀 학자금보조제도를 민간연구소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무이자로 융자대출해주겠다는 안 등이 그동안의 성과물로 담겨 있다. 또 우수연구성과에 대한 인센티브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각 부처의 기술료 수입 중 인센티브 지급률을 50%로 상향조정키로 하는 등 전향적인 조치들이 마련됐다.
반면 기획예산처는 내년 출연연의 인건비를 올해 5대 경영혁신 평가 결과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눠 차등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해 인건비의 기본인상률이 동결된 일부 기관 연구원들의 불만을 사는 등 조직적인 반발을 초래해 그동안의 김 장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이밖에 출연연이 속해 있는 연구회 체제의 ‘옥상옥’ 문제도 여론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하고 공론화되는 분위기를 탔으나 정부 측 의지 부족으로 주저앉았다.
출연연의 경영혁신이 국가와 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일률적 기준에 맞추기를 강요하기에 앞서 개별 출연연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순리라고 보는 연구원들의 여론에 정부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영혁신의 주요 골자인 복지 축소가 기관의 효율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은 누가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출연연의 경영 성과는 연구 결과의 도출에 있는 것이지 복지 수준의 저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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