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PCB업체들 中진출 가속도 붙나

 그간 중국 진출을 암중 모색해온 국내 대형 PCB업체들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짓는 것을 계기로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중국이 세계의 전자 공장으로 급부상, 전자부품의 최대 수요처로 대두되고 중국 PCB업체들마저 생산설비 현대화를 통해 세계 PCB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등 중국 PCB산업 발흥에 위기 의식을 느낀 삼성전기·LG전자·대덕전자·페타시스 등 국내 4대 대기업 PCB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코스모텍·두산전자BG 등 일부 PCB업체가 중국 진출을 시도했으나 국내 PCB산업을 선도하는 대형 PCB업체들이 동시에 중국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이들 업체가 모두 중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할 경우 국내 PCB산업 본진을 중국에 둔다는 측면에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4대 PCB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삼성전기. 수년 전부터 중국 진출을 검토해온 이 회사는 내년 중국 쑤저우에 빌드업 기판을 비롯한 다층인쇄회로기판(MLB)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우선 내년에 월산 5000㎡ 규모의 MLB 공장을 건설하고 앞으로 중국에서의 사업성을 보아가며 증설을 연차적으로 추진, 총 2만㎡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는 것.

 삼성전기 관계자는 “중국이 휴대폰 생산 및 수요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어 생산공장을 건립키로 했다”면서 “특히 삼성전기 협력업체와 동반 진출하기 위해 소재·장비와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중국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쑤저우 혹은 상하이 지역에 현지 생산공장을 짓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조기 사업 안정화를 위해 중국 및 대만 PCB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진출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덕전자와 페타시스도 내년 경영 화두가 중국이라 보고 중국 진출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김성기 대덕전자 사장은 “현재 필리핀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어 중국에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은 시급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중국 진출이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중국에 투자하기 위해 중국진출 실무대비팀을 두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타시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 건설하려다 보류해놓은 신공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중국으로 아예 공장 후보지를 옮기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상정해 놓고 있다.

 박은현 페타시스 사장은 “신공장을 국내에 건설하기보다는 중국에 건설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어 중국 투자를 심도있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