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가 없고 이상에만 부풀어 있다. 도대체 뭘 얘기하려는지 분명치 않다.’
지난 18일 미소21 등 4개사가 주최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종통합 온오프라인 포럼’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를 요약하면 이렇다. 100여명으로 시작했던 포럼이 1시간도 안돼 2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한 섬유 e마켓 사장은 포럼이 끝날 때까지 뭘 하겠다는 것인지 비즈니스 모델이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을 정도로 산만했다고 평했다.
온오프라인간의 협력체제를 굳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로 만든 자리였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너무 성급하게 모임을 급조해 대외홍보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는 포럼 준비단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초 주최측에서 행사 4일 전 보내온 공문에는 포럼이 아니라 ‘e비즈니스 통합 연합체 출범식’이었다. 또 후원으로 거론된 곳은 산자부, 전경련, 무역협회 등이었다. 참여업체만 해도 포럼 당일날 대표로 소개됐던 4개사 이상이었다. 이처럼 행사를 정해 놓고도 변동사안이 계속 발생한 것은 확실한 준비없이 일단 대외행사부터 갖고 보자는 안일함 내지는 대외과시 욕구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날 4명의 대표이사가 발표한 공동선언문만 해도 그렇다. ‘회원 공유, 연합사이트 구축, 해외프랜차이즈 대리점 공동 활용’으로 요약되는 단 네 줄의 공동선언문과 한 업체의 제안서 역시 비전제시가 약하고 비논리적으로 급조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평가했다.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뭉쳐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몇몇 안면 있는 사람끼리 모여 손쉽게 논의할 문제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포럼 의도에는 공감한다. 이런 자리를 갖기 전에 준비 모임자체를 공개해서 많은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고 행사를 갖는 편이 낫지 않았겠느냐’는 한 참석자의 말에 공감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포럼을 교훈삼아 여러 업종을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온오프라인 모임이 빨리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디지털경제부·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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