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솔루션>SAN `기세등등`...NAS `야금야금`

 2001년은 SAN의 우세 속에 NAS가 급부상한 해였다.

 RAID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스템의 왕좌를 놓고 벌어진 SAN과 NAS의 불꽃 튀는 대결은 일단 SAN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설치를 지원하는 NAS는 고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SAN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며 그 영역을 넓혀갔다.

 연초부터 스토리지 시장에서는 SAN과 NAS, 두 가지 스토리지 환경 중 어느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가를 놓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SAN 시스템만을 공급하던 업체들은 NAS는 대기업의 기간업무시스템을 위한 스토리지 시스템으로서는 불안전하다며 NAS 불용론을 제기했고, NAS 전문업체들은 SAN 구축 및 운용의 고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맞불작전을 펼쳤다.

 따라서 올초만 해도 ‘SAN은 대기업용, NAS는 중소기업용’이라는 인식이 고객들 사이에 팽배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대부분 SAN 방식을 택했고 규모가 적은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NAS를 선호했다.

 하지만 이런 SAN과 NAS 진영간 소모적인 논쟁은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식으로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았다. 기업이 어느 한 방식을 선택해 모든 데이터를 그 방식으로 저장하고 관리하기 보다는 SAN이 알맞는 업무에는 SAN을 구성하고, NAS가 적합한 곳에는 NAS를 구축하는 식으로 두 방식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스토리지 환경을 통합구축하는 것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런 추세는 NAS 시장 급성장에 따른 업체들의 사업전략 수정에 영향받은 바가 크다.

 지난 한해 동안 스토리지업체는 물론 서버 계열 업체들도 SAN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NAS사업을 강화했다. 한국EMC·한국IBM·컴팩코리아 등 많은 업체들이 신제품을 발표하며 NAS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몇몇 NAS 전문업체들이 NAS 시장을 독식하는 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정도로 NAS 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EMC는 SAN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 SAN과 NAS 통합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공세를 펼쳤고, 한국IBM도 ‘IBM 토털스토리지 NAS 200/300/300G’ 등을 선보이며 NAS사업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코리아·맥스터코리아·오스펙스시스템즈 등 기존 NAS업체도 대형업체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신제품을 내놓는 동시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넷컴스토리지·사이먼 등 국내 업체들 또한 NAS 장비를 새로 개발하며 그동안 외국 업체들이 독식해오던 스토리지 시장에 뛰어들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SAN과 NAS의 성능 논쟁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 고객사 환경에 얼마나 적절한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는가가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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