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부터 시작한 디지털콘텐츠 코리아 시리즈가 5개월의 연재를 마치고 막을 내립니다. 디지털콘텐츠산업 분야의 이슈들을 총 20회에 걸쳐 살펴본 이번 시리즈는 산업계의 현안뿐 아니라 각계 전문가의 진단과 분석을 통해 한국이 디지털콘텐츠 강국으로 가기 위한 정책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시리즈가 나갈 때마다 유선과 e메일을 통해 각종 비판과 격려를 받으면서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육성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신 관계자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획팀
지난해 11월말 서울 코엑스에서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디지털콘텐츠 육성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공청회’를 열었다. 지식 정보사회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였다. 산업계 종사는 물론 정부 부처에서는 정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IT 산업 분야의 전문가조차도 디지털콘텐츠 산업에 대해서 정확한 개념과 비전을 갖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가 바뀌어 2001년이 되면서 찻잔속의 미풍으로 여겨졌던 디지털콘텐츠는 2001년 내내 IT 업계와 정부, 국회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1월 들어 새해 업무 보고에 나선 정부 각 부처는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중점 사업으로 내세웠다. 특히 문화관광부가 CT(Culture Technology)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은 IT, NT, ET, BT 등과 함께 국민정부가 중점 육성해야 하는 5대 신사업 중 하나로 부각됐다.
정보통신부가 가장 먼저 나섰다. 정통부는 6월 11일 디지털콘텐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 5개년 계획(DC Action Plan 2005)을 내놓았다. 2005년까지 6100억원을 투자하고 범정부 차원의 육성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어 문화부는 2003년까지 총 8546억원을 투입해 문화콘텐츠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각종 법령을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콘텐츠코리아비전21’을 발표했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제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 여당의 노력도 가시화됐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위한 논의에 불을 지폈던 정동영 위원측은 2년의 작업 끝에 지난 12월 정기 국회를 통해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을 제정했다. 이 법률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위원회를 설치토록 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진흥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활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 역시 현행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저작권법, 영화진흥법,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등을 디지털 육성에 초점을 맞춰 전면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며 이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을 설립했다. 특히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정부 기구로 내년도에 총 2000억원 정도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등 콘텐츠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올 한해 동안 한국은 디지털콘텐츠 강국을 향한 발진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은 마련됐지만 이를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가능성은 많지만 여전히 디지털 콘텐츠 후진국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 디지털애니메이션, 무선 콘텐츠, 교육용 소프트웨어, 디지털방송, 전문 정보 등을 포함한 세계 디지털콘텐츠 시장 규모는 2001년 기준으로 928억달러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 정도에 그친다. 120조원에 해당하는 세계 시장의 1.5%에도 못미친다.표참조
더욱이 세계 시장 규모는 향후 몇년 동안 연평균 30% 이상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한국의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이른 시일내에 수직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디지털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은 열려 있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을 게임 강국과 모바일 천국으로 만들 정도로 디지털콘텐츠의 소비층은 두껍고 소비 열기도 뜨겁다. 올 한해 동안 중국을 강타한 한류 열풍의 예에서 보듯이 대중 문화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며 게임, 영화 등의 분야에서는 아시아를 석권하고 세계를 넘보는 히트 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에 한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공감대도 확산됐고 범정부 차원의 육성책과 법령 정비도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이제는 한국의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비상할 수 있도록 굽은 곳은 펴고 높은 곳은 낮추어 활주로를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 디지털콘텐츠 강국을 향한 테이크 오프는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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