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링 솔루션 시장에 포털소프트웨어, 암닥스, 키난 등 외산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반면 국산 업체들은 기술개발 등의 소흘로 소규모 인터넷 콘텐츠 빌링 부문에서만 근근히 명맥을 유지할 뿐 갈수록 외산 제품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최대 프로젝트로 꼽히고 있는 KT의 중소기업 대상 ASP 플랫폼 기반사업인 ‘비즈메카’ 사업에 소요될 빌링시스템은 미국계 포털소프트웨어사 제품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내년 9월 준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에는 현대정보기술-한국썬, 쌍용정보통신-한국IBM, 대우정보시스템-마이크로소프트 컨소시엄이 각각 입찰에 나섰지만 3개 컨소시엄 모두 포털소프트웨어사 빌링 시스템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KTF의 차세대 빌링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도 쌍용정보통신컨소시엄·대우정보시스템컨소시엄·삼성SDS컨소시엄 등 3개 입찰 팀이 모두 이스라엘계 암닥스사 제품을 선택, 국산 제품의 참여기회가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나마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이 콘텐츠 부분에 한해 국내 업체인 퓨쳐테크 제품을 제안, 체면을 유지했을 뿐이다. 이밖에 하나로통신과 LG텔레콤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간통신 사업자들의 빌링 시스템 구축프로젝트도 모두 포털소프트웨어 또는 암닥스 제품으로 결정된 상황이다.
이처럼 빌링솔루션 구축 프로젝트에 외산 제품이 선호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다. 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구현한 안정성과 신뢰성이 프로젝트 발주기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제품개발 역사가 일천한데다 극소수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콘텐츠 빌링이라는 작은 시장에만 매달려 있어 빌링 솔루션 전체 시장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은 시장이 협소하다는 판단 아래 처음부터 기술개발이나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시장협소는 “대형 빌링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대개 5개 내외의 기간통신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어 수요처의 다양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 제품의 거센 공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빌링솔루션 시장이 인터넷 확산에 힘입어 매우 유망한 분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대로라면 외국 기술종속은 불보듯 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빌링 시스템 기술이 종량제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콘텐츠 사용 건당 또는 시간당 사용에 따른 과금 기능만 갖췄을 뿐 이를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이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 기간 시스템과의 연동기능을 전혀 구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재까지는 인터넷 콘텐츠 과금에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콘텐츠 수준이 복잡, 다양해질 때를 대비해 외산 제품에 맞먹는 기술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대형 시스템뿐 아니라 소규모 콘텐츠 과금시장마저 외산 업체에 내줄 가능성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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