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은 카드 이용자가 본인임을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거래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의무는 전적으로 가맹점에 있다.’ ‘가맹점은 매출과 관련된 모든 문서를 카드사가 요구할 경우 3영업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거래부인·반품·이의제기 등 카드이용자와의 분쟁 처리 책임은 모두 가맹점에 있다.’
종전 오프라인 상거래 환경의 신용카드사-가맹점간 약관이 인터넷 전자상거래(EC)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 심하게 말하면 인터넷 쇼핑몰이 카드 사용자의 진위여부를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정상거래 여부나 각종 분쟁처리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카드사가 언제 무슨 매출자료를 요구할지 몰라 심지어 고객들의 배송수령증까지 방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믿기 힘들지만 현재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인터넷 쇼핑몰과의 가맹점 계약때 하나같이 이같은 오프라인 ‘가맹점약관’을 적용해왔다. 오프라인이라면 수긍할 만한 내용이지만 온라인 상거래의 특성에서는 현대판 불평등조약인 셈이다. 특히 가맹점 약관으로 상징되는 카드사-쇼핑몰간 ‘갑과을’ 관계는 지불대행서비스(PG) 전문업체들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PG업체가 수많은 군소 쇼핑몰을 대신해 대표 가맹점 형식으로 등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다량 발생하는 부정거래의 책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최근 온라인 카드깡이 기승을 부리면서 선의의 PG업체들이 대규모 거래금액에 대해 지급보류를 당하는 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얼마전 경기 광명경찰서의 수사건과 수익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난에 이같은 어려움이 겹치면서 PG업체들은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드사들의 현행 온라인 가맹점 약관을 개선토록 권고하기로 하고, 최근 카드사·쇼핑몰·PG 등 업계 실무자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거래의 주체는 카드사와 카드 이용자인 만큼 모든 거래의 책임을 가맹점이 떠 안도록 하는 약관조항들은 분명 문제점이 있다”면서 “특히 온라인 상거래의 특성이 있고 PG와 쇼핑몰은 약자인 만큼 지금처럼 일방적인 책임소재 조항들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카드사 관계자도 “온라인 카드깡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지만 근원적으로 막을 방도는 없다”면서 “특히 이는 카드사들이 매출유지를 위해 상당부분 묵인한 책임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가맹점 약관의 개선여부는 불투명하다.
모두가 일정부분 책임을 분담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서로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만큼 상호 책임범위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18일 마지막 협의를 갖고 가맹점 약관 개정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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