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터 업계 내년 `공격경영` 왜 나서나

 국내 주요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내년 매출을 예상외로 높게 잡은 것은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올해에 비해 4∼5% 가량 성장하는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욱이 각종 경기지표가 낙관적인데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맞아 정부가 내놓을 각종 경기부양책에 거는 기대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왜 성장지향적인가=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산업연구원 등 각종 연구소 및 기관은 내년 국내 경기의 성장성을 4∼5% 가량 잡고 있다. 외국 기관들도 한국경기의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물론 반도체·통신·IT 등 경기의 전반적인 성장성을 근거로 한 것이다. 특히 IT부문의 경우 설비투자 등의 투자부문서 우선순위에 올라있고 올해 투자를 유보했던 몫까지 포함하면 기대감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선거를 의식한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보다 더욱 높은 성장성을 예상하면서도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략은 있나=사업다변화와 전략사업 강화를 통한 매출확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올해 다른 기업에 비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한 한국IBM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국IBM은 메인프레임·유닉스서버·DBMS·미들웨어 등 기존 사업에 이어 내년에는 리눅스와 무선인터넷·퍼베이시브컴퓨팅·B2B마켓플레이스·음성인식·디지털콘텐츠 등의 사업을 새롭게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HP의 경우도 기존 유닉스서버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교육사업과 컨설팅사업·소프트웨어사업 등으로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유니시스도 금융솔루션·컨설팅서비스·수익관리시스템·고객관리시스템 분야의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썬도 기존 시스템 비즈니스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솔루션·서비스·스토리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선원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LG히다찌는 라우터와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략사업 육성의 경우는 컴팩코리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내년 전략사업으로 시스템통합(SI)·컨설팅·스토리지부문을 적극 강화해 매출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SI사업의 경우는 특히 올해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내년에도 전략사업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 2∼3배 가량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유니시스의 경우도 솔루션컨설팅·서비스·아웃소싱을 전략사업으로 키워나가 오는 2005년까지는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거둔다는 장기목표를 수립했다. 내년에는 30∼40% 가량을 이 부문서 올린다는 목표다. 한국후지쯔도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전략사업으로 육성, 매출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전망=국내 경기회복세와 IT부문이 설비투자의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회사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외 경기가 극심한 부진양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IBM·한국스토리지텍 등은 사업다각화와 전략사업 강화를 통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IBM은 올해 두자릿수 가까운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스토리지텍은 60%를 넘어서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지난해 매출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HP·컴팩코리아·한국후지쯔·한국EMC·한국유니시스 등의 업체는 내년 경기의 회복세와 사업다각화 및 전략사업의 강화전략이 맞아떨어지면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한국썬이나 LG히다찌 등의 업체 역시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매출신장을 이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에는 금융·통신·공공기관 등 대형 수요처에서 재해복구센터 구축이나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이 새로이 전개되거나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이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산업환경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적인 경기의 돌출변수가 내재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9·11테러 같은 전쟁과 준하는 사건과 유가동향, 주변국 경제상황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국면이 정부·공공기관의 투자기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나 오히려 금융권이나 통신권의 대규모 투자는 움츠러들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