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S의 이상한 잣대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국내업체를 제외하고 대만업체들에 대거 포켓PC 운용체계를 라이선스해 준데 대해 뒷말이 적지 않다.

 그동안 국내 PDA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지속적으로 포켓PC 운용체계를 받게 해달라고 하소연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이에 대해 국내업체들의 타깃시장과 수량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포켓PC 라이선스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전에 인터뷰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국내 PDA업체들이 포켓 PC 운용체계를 라이선스받을 경우 브랜드 시장에서는 컴팩이나 HP 등 세계 메이저 업체들과 OEM 시장에서는 저가를 무기로 삼은 대만업체들과 경쟁하게 된다”며 “과연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어쩌면 이는 국내 PDA업계가 처한 냉정한 현실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PDA사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러한 의문을 숱하게 가졌다고 토로했다. 결국 PDA분야에서도 PC와 마찬가지로 브랜드네임에서는 다국적 기업에, 제조측면에서는 대만업체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이번에 포켓 PC라이선스를 획득한 대만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매출이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라며 “대만의 경우 PDA분야에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반면 국내에서는 벤처기업 중심으로 발전돼 세계 시장 진출이나 내수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현실이 이렇더라도 향후 전망까지 암담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 PDA산업은 PDA의 원조국가인 미국과 달리 무선기능이 필수적인 무선 PDA폰으로 발전하고 있고 이는 세계적인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특히 무선 PDA분야에서는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의 잣대로 국내업체들에 포켓PC라이선스를 주고 안 주고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 국내업체가 포켓PC를 내놓고 세계시장에서 성공할지 못할지는 국내업체들의 몫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자연스럽게 국내업체들은 PDA시장에서 퇴출될 것이고 성공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많은 수익을 안겨다 줄 것이다. 그러함에도 MS가 원천적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횡포’라고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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