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이번주 획기적인 자력갱생 방안을 마련, 발표할 예정이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신국환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하이닉스 처리와 관련해 크게 두 가지를 언급한 바 있다. 지금까지 협상대상인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에 대해 과도한 감산이나 공장폐쇄 등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렇게 될 경우 “하이닉스의 자력갱생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얼마 전 “합병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조만간 양사가 최종적인 조율을 거쳐 구체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신 위원장의 최근 발언은 분명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순조롭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물론 신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양측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력갱생안을 만드는 것은 이미 진행돼온 일이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계속 침체되고 또 하이닉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하이닉스 사태가 조기에 매듭되는 것은 여러 모로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마이크론과의 무리한 협상으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우리는 바리지 않는다. 그것은 단기적으로는 득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외국에 헐값에 넘기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크론이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신 위원장의 입장표명은 당연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하이닉스의 자력갱생을 위한 방안 마련은 하루가 급한 국가적 과제 중의 하나다. 협상에 걸리는 시간이 길든 짧든, 또 그 결과에 관계없이 기업은 경쟁력을 지녀야 지속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신 위원장이 언급한 하이닉스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제휴 문제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신 위원장은 이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일 뿐 현재 삼성전자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어려움에 처한 하이닉스도 살리고 삼성전자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때 양사의 제휴는 가능한 일이다.
마케팅이나 생산에 관한 협력 등 업체간 제휴야 언제든지 이익을 낼 수 있다면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하이닉스가 부실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지게 된 과도한 채무 때문이고 그것이 삼성전자와 제휴했을 때 해당업체와 우리의 반도체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채권단이 부채 가운데 3조원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또 중단됐던 신규 대출을 허용키로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하이닉스가 곧바로 회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이닉스가 이번주 발표할 자력갱생안이 이 같은 여러 문제를 해소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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