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영>글로벌 파일(37)TPA와 미국의 안보전략

11시간의 설득 끝에 부시 행정부는 16일 미 하원에서 통상진흥권한(TPA:Trade Promotion Authority)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만약 이것이 법제화된다면 이 방안은 의회로 하여금 통상 협약에 대해 수정 없이 승인 또는 부결을 요구하게 되어 통상 협약의 절차를 매우 신속하게 만들 것이다.

 입법 절차는 상원으로 넘겨지게 된다. 상원은 하원보다 자유무역제도 도입에 우호적이다. 법안의 채택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무역 협상을 통한 안보정책의 수행에도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이것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온건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 터키와 같은 나라들이 이번 쌍무 협약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 동맹에 있어 그들 나라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려 한다면 TPA는 필수적인 것이다. 이것 없이 의회는 부시 행정부가 서명한 어떠한 자유무역 협약도 선별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 그러한 어떤 변화도 모든 관련 국가의 재인준을 받아야 한다. 140개의 회원국이 있는 WTO 같은 다자간 협상에 있어 TPA가 없다는 것은 외교적 교착을 야기할 것이다.

 94년에 끝난 지난 TPA기간 동안 미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WTO협정 등 미국 역사상 가장 굵직한 조약들을 실현시켰다. 그 이후 미국 정부는 사소한 협약을 겨우 3건 정도 성사시켰을 뿐이다. 하나는 요르단과 또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 그리고 카리브해의 몇몇 나라들로 NAFTA를 확대하는 협정 정도였다.

 만약 법안이 통과된 대로 승인한다면 새로운 TPA 도입은 2005년까지 부시 정부에 신속 처리 권한을 부여하게 될 것이며, 이 법안은 오는 2007년까지 연장될 수 있는 여지도 남게 된다. 이는 계류중인 다자간 또는 양자간 협상들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 가운데 몇 가지는 이미 진행중이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은 경제 통합의 새 국면으로 잠재적인 제2의 NAFTA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칠레는 거의 10년 동안 꾸준히 NAFTA의 문을 두드려왔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도 그 뒤를 이어 노력해왔다. 아르헨티나 역시 그 대열 중의 하나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동참한다면 브라질이 주도하는 남미 자유무역 협정에 종지부를 찍는 전령이 될 것이다. 남미 자유무역 협정은 아르헨티나가 그 회원으로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불만을 느껴왔던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은 미국 무역의 선택 폭을 넓혀줄 것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은 남미 자유무역지대의 강화 노력과 미국의 TPA를 통한 협상의 불가능은 미국의 전미자유무역협정의 추진을 억제해왔다. 전미자유무역협정(FTAA:Free Trade Area of the Americas)은 쿠바를 제외한 서반구 전체를 통합하여 하나의 자유 무역지대로 만드는 것이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미국과 보다 긴밀한 무역관계를 위하여 남미자유무역협정을 포기한다면, FTAA는 탄력을 받을 것이고 어쩌면 부시 행정부의 목표인 2003년까지 출범이 가능하게 할 것이다.

 TPA는 WTO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11월 14일 WTO 회원국들은 비현실적인 의욕과 농업, 투자, 지적 소유권 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사안들을 포함하고 있는 뉴라운드인 ‘도하라운드’를 출범시켰다. 심지어 TPA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문제들의 해결은 요원하다. 그러나 신속처리절차는 최소한 미국이 앞으로의 어려운 협상에 임하는데 힘을 실어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양자간 그리고 다자간 협상은 미국경제에 도움이 된다. 그것들은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국제적 정치,경제체제를 개선시키는 미국의 역량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하원에 대한 최종 로비를 누가 추진했는가를 보면 TPA 내막의 또 다른 측면이 드러난다. 부시가 단독으로 하원의 양당에 로비한 것이 아니고 몇 명의 유력자를 동원했다. 이 가운데는 통상 대표부의 로버트 졸릭, 통상 수석인 도널드 에반스 그리고 파월 국무장관이 포함되어 있다.

 협상팀에 파월이 포함된 것은 부시 행정부가 TPA를 단지 경제적인 절차로만 보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이며 안보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요르단과 통상 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과거의 협력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비슷한 일을 했었다.

 TPA를 손에 쥐게 되면 부시는 자유무역 협상을 확대해나가는 이 정책을 미국에 정치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증거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현재 진행중인 테러와의 전쟁에 더욱 요긴하게 이용될 것이다.

 만약 상원이 예상대로 TPA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권에 자유로운 출입 허용이라는 거대한 당근을 잠재적 동맹들 앞에 흔들어 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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