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e마켓 영업 `가시밭`

 주요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들이 내년 1년 살림을 좌우하는 막판 영업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으나 ‘깐깐한 고객사’들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13일 e마켓 업계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중견 기업들 사이에서는 외부 e마켓을 통한 기업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이나 경매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히고 있음에도 오히려 e마켓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 몇 단계에 걸친 입찰을 통해 e마켓을 선정하는 등 경쟁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수 차례의 미팅에 걸쳐 구매대행의 매력과 e마켓 효용을 설명하고 나면, ‘동종업체는 어떤 곳이 있냐’며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하소연이다. 이 때문에 어떤 e마켓은 생각지도 않은 구매사 정보를 얻게 돼 반사이익을 얻고, 반대로 사전영업에 심혈을 기울여온 기업은 ‘닭쫓던 개’ 꼴이 된 경우도 있다.

 연간 MRO 물량이 300억∼400억원에 이르는 A사의 경우 최근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6, 7개의 MRO e마켓에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경쟁입찰을 통해 1차로 4개사를 선정한 이 기업은 다시 2차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한 상태다.

 e마켓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대부분 e마켓들이 주주사인 고객사 영업과 구분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벌어진 이런 현상은 ‘예비 고객’을 경쟁 e마켓들이 공유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임계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e마켓들이 중상위권 기업, 정보화 마인드가 앞서 있는 기업들을 공통된 타깃으로 설정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으로 몰리는 심정도 이해가지만 중견기업들에서는 e마켓을 이용하고 싶어도 구매력이 뒤져 밀리고 있다”며 “협회나 조합을 중심으로 한 공동구매도 적극 추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