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기업간 협업적 IT화

 ◆손병두(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bds@fki.or.kr

 

 시시각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디지털시대. 기업에 있어 정보화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기업성장의 추진 엔진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요소다.

 경제불안요인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시대에 신속하게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정보화가 필요하다. 구매·생산·유통·고객관리 등 기업활동 전반을 네트워크화해 변화에 즉각 대응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증대화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정보화는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어 추진될 뿐 대부분의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들은 IT화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는 톱니바퀴가 겉도는 기형적인 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인지한 정부가 중소기업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해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IT 소프트웨어의 도입을 통해 중소기업의 사내정보화를 지원하고 사내정보화가 구축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의 지원사업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정보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까지 진행된 정부추진사업은 개별기업을 대상으로 기초·경영정보 소프트웨어와 ERP를 보급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사내정보화에 국한되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정보화는 기업내부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기업간 정보교류나 거래의 효율성에 더욱 큰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는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상호협력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67%가 대기업과 직·간접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업적 정보화는 상당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우선 대기업을 통하여 중소기업들이 정보화에 대한 벤치마킹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즉 기업정보화는 소프트웨어나 솔루션 도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영혁신, 조직개편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에도 유지보수와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는데 이 때 중소기업은 거래관계에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경영혁신, 정보화에 대한 자문과 인적, 시스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두번째로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간의 표준화가 가능하다. 전자상거래가 아직 많이 이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보편화될 것을 고려해 IT화의 업계 표준화가 필요하다.

 세번째로는 시스템간의 상호호환이 가능해 규모의 경제효과를 가져옴에 따라 비용이 절감되는 시너지 효과를 갖는다. 대기업도 협력기업들의 정보화체계 미비로 자사의 정보네트워크 구축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어 관련업체들의 정보화 추진이 필요한 입장이다.

 이와 같이 협업적 정보화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에 이익이 되지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협업적 정보화 촉진을 위해 민관합동의 추진기구를 구성하는 등 여러 가지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CEO 또한 윈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협업적 IT화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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