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IT산업 사상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미 IT경기 침체와 함께 불어닥친 연초부터 반도체가격 속락이 시작됐고 뒤이어 발생한 9·11테러와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보복은 국내는 물론 세계 IT산업을 최악의 국면으로 빠뜨렸다.
반도체가 폭락으로 제조업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IT수출은 기대와 달리 회복되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다.
이와함께 지난해부터 빠지기 시작한 인터넷 거품은 무기력한 IT산업의 영향으로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자금과 설비투자는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70년대 이후 성장가도를 달려오기만 한 국내 IT산업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국내 IT산업은 내우외환의 와중에서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저력을 보였다.
초고속통신망 보급률과 인터넷 보급률 등 각 방면에서 세계 최고 또는 최상위를 랭크하면서 온라인 게임이나 콘텐츠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더욱이 수입에 의존해온 통신기기의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IT산업은 수출구조의 고부가가치화 기반을 마련했다.
IT산업은 그동안 축적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전통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화, 전에없는 e마켓플레이스의 등장과 성장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힘들 만큼 빠른 진전을 보였다.
국내 IT산업은 이제 내년도 국내외 경기회복을 앞두고 도약의 나래를 서서히 펼치고 있다. 30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IT산업은 사상 최악의 위기를 딛고 연말부터 새로운 탄생을 위한 우화기에 접어들고 있다.
IT산업의 정의는 아직 명쾌하게 내려져 있지 않다. 미국 상무부와 OECD가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도 개념에서 조금씩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IT산업이 정보기술과 관련된 산업 전반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는 면에서는 두 부처의 개념을 혼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자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합친 소위 제조업 위주의 개념으로 잡고 있으며 정통부는 정보통신서비스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포괄하고 있다. 다만 세부 품목에서는 양 부처가 조금씩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산자부의 통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를 제외한 올해 IT산업은 지난 9월말 현재 생산액이 55조 6321억16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9% 줄어들었다. 수출에서는 40조2312억4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23.3%가 격감했다. 내수시장도 8조1462억6000만원으로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16.8%가 감소했다.
한마디로 생산, 수출, 내수 모든 면에서 10%대에서 20%대에 이를 정도로 위축됐다. 가장 큰 주범은 수출 효자상품이었던 반도체의 가격폭락이다.
산자부의 하드웨어산업과 정보통신서비스를 합한 올해 국내 IT산업 총 시장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총 79조6289억300만원이다. 올해 국내 정보통신서비스는 정통부 집계에 따르면 23조9967억8700만원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의 하드웨어 통계는 산자부보다 규모가 크다.
IT하드웨어인 정보통신기기 산업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총 75조4016억5000만원이다. 정통부 집계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국내 IT산업 총 규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합쳐 총 106조5930억1600만원에 이른다.
산업 및 수출구조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반도체의 수출부진을 정보통신기기가 상당 부분 보완을 해주었다는 점과 소프트웨어의 수출신장이다.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액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72억2227만1000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90%에 이른다. 통신기기 수출액이 올해에는 메모리 수출액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올라간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소프트웨어의 수출 증가도 두드러진다. 소프트웨어 수출은 9월말 현재 1억533만6000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하드웨어>
◇부품=올해 국내 반도체산업은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의 폭락으로 1년 내내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줄곧 흑자였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하반기부터 적자로 돌아섰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힘든 한해였다. 메모리산업이 위축되자 올해 국내 반도체산업은 메모리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됐다.
◇통신장비=통신장비 시장은 부문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이동통신단말기는 국내 경기 위축으로 내수시장에서는 평년작 수준에 머물렀으나 수출물량 급증으로 올해 수출 1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반도체에 이어 수출 주력제품으로 부상했다. 중계기 등 이동통신설비 생산업체들은 올해 내수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C=PC시장은 IMF 시기에 이어 전반적인 IT경기 불안, 소비심리 축소 등의 요인에 따라 3년 만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PC시장은 전년대비 24% 감소한 255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판매대수로는 최대 실적인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노트북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 노트북 PC시장이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부상했고 LCD모니터가 전체 모니터시장에서 25%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가전=가전산업은 수출이 소폭 줄었지만 내수가 증가세를 유지함으로써 위기에 강한 전통산업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김치냉장고의 내수판매가 급증한 덕분에 매출 및 이익도 전년에 비해 조금 늘면서 가전산업은 캐시카우(수익성 창출사업)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디지털시대를 맞아 가전업계가 미래 전략사업으로 핵심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디지털TV의 경우 연초부터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을 앞두고 큰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본방송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수요가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서비스>
◇통신서비스=통신서비스 시장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가입자의 왕성한 팽창력에 힘입어 산업 성장의 주춧돌을 다졌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720만명을 넘어섰고, 이동전화 가입자도 2800만명에 달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입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분야는 가입자 포화에 근접하면서 무선인터넷을 발판으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또한 유선(초고속인터넷)과 무선(이동전화)간 접목이 시작되는 추세다.
◇인터넷=인터넷에서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정보보안 시장이다. 정보보안 시장은 당초 예상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규모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에 비해 100% 가량 신장한 3000억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털 및 서비스 시장은 올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론 속에서 사상 최악의 시련을 겪은 한해로 기억될 만하다. 전자상거래 개시 5주년을 맞은 올해 B2C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 전년 매출액 대비 2∼3배 가량 신장했으며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앞으로 외형보다 수익내기에 더욱 힘을 쏟는 분위기다.
◇소프트웨어=소프트웨어(SW) 시장 역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IT경기 침체 영향을 받았지만 그 정도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SW 부문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적게는 10%, 많게는 50% 가량의 시장확대가 이뤄졌으며 국내 업체보다는 외국계 업체들의 성장률이 더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등 미들웨어와 시스템관리 서버(SMS), 스토리지 관리 및 백업 등의 SW 부문은 40∼5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의 애플리케이션 SW 부문도 10∼20% 가량의 매출확대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문화산업계는 올드 미디어, 아날로그콘텐츠 등이 급속히 퇴조하면서 뉴 미디어, 디지털콘텐츠가 대세로 자리잡은 한해였다.
방송계에서는 역사적인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방송이 개시됐다. 디지털방송은 향후 10년간 수조원이 투자되며 산업파급효과도 수십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수백조원의 관련시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방송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디지털 위성방송이 설립돼 내년 3월 본방송을 목표로 사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경우 전년에 비해 100% 증가한 2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PC게임은 전년 대비 20% 성장한 2000억원대의 규모를 보였으나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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