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신용카드 해외사용액 급증, IMF사태 벌써 잊었나

 우리 국민의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이 급증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 10일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 금액은 5억2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9.9% 늘어났고 신용카드 사용인원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지난 99년 4분기 2억8600만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에 4억37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 2분기 4억5700만달러에서 3분기에는 5억달러를 넘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카드 사용액 증가는 지난 7∼8월 중 휴가철에 해외여행객이 지난해보다 급증한데 따른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 새로운 문물을 보고 익히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모처럼의 여가를 통해 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회와 여건이 닿는다면 세계 각국에 나가 좋은 것들을 익히는 것을 장려할 만하다.

 하지만 해외 여행에도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일부 국민의 싹쓸이 쇼핑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우리 국민의 신용카드 해외사용약이 급증했다는 것은 생활수준이 높아진 것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의 씀씀이가 헤퍼진 측면이 더욱 많다.

 더군다나 경기 회복을 위해서 소비가 장려되고 있긴 하지만 해외에 나가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은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IMF사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내건 해외건 국민의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경준 서울 강남구 역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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