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97년 신경제를 이끌며 기대주로 각광받던 IT산업은 오히려 올해에는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천덕꾸러기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에는 미 테러 참사까지 발생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많은 수의 IT 기업들은 감원·M&A·아웃소싱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연말부터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경기 반등에 대한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 시작한 가운데 윈도XP와 게임큐브·X박스 등 침체된 IT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킬러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슈별로 올 한해를 돌아본다. 편집자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세계 다국적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는 봇물을 이뤘다. 전세계의 돈이 중국으로 몰려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모토로라를 비롯해 대만의 기업가인 윈스턴 왕·리처드 창 등은 올해 10억달러 이상을 중국에 투자했으며 모토로라와 에릭슨은 앞으로도 5년간 50억∼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사실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중국 국제무역연구원의 정즈하이 원장에 따르면 중국은 96년부터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늘어 지금까지 매년 400억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해왔다. 7월 현재 중국의 외국인 투자기업은 모두 37만8000개. 지금까지 투자 누적 금액만 무려 700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중국 정부가 IT를 정책적으로 육성하면서 IT 기업들의 대 중국투자는 다른 분야 기업들의 투자를 앞지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유진석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 투자의 30%가 IT 부문으로 유입됐다.
기업들이 어려운 경기 여건 속에서도 중국에 뭉칫돈을 쏟아 붇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13억 인구의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을 갖고 있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 정부가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등 점차 시장을 개방하고 있어 방대한 내수시장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IT기업들의 올해 대중국 투자는 주로 중국의 값싸고 비교적 질 좋은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중국내 수요가 많은 반도체, PC, 통신기기, 가전 등 하드웨어 제조분야에 집중됐다. 또 대만, 일본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경우 모토로라가 최근 완공한 톈진공장에 추가한 19억달러를 비롯해 대만의 재력가인 윈스턴 왕 등의 16억달러(상하이그레이스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 같은 대만 기업인인 리처드 창의 14억달러(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인터내셔널) 등 투자 규모가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했다. 특히 모토로라는 지난달 94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투자 34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100억달러를 향후 5년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같은 투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전세계 시장의 5%에 불과한 9조원대였으나 내년에는 14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이동통신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통신 분야의 투자도 활발했다. 에릭슨은 지난달 향후 5년간 당초 계획보다 2배 많은 5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임을 밝혔다. 또 NEC와 마쓰시타통신공업은 제휴, 올해중으로 중국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3세대 단말기를 공동 개발·판매키로 했으며 지멘스와 도시바도 중국 업체와 합작, 중국 현지서 단말기 생산에 나서기로 발표했다.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이미 미국을 앞지른 데 이어 오는 2006년에는 전체 인구의 26%인 3억4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한 PC 업체들도 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에 적극 나섰다.
올해 대만의 노트북 PC 업체인 퀀타·퍼스트인터내셔널컴퓨터가 각각 상하이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컴팔은 올해 생산설비의 15%를 중국으로 이전한 데 이어 2004년까지 모든 설비를 이전할 방침이다. 또 소니는 중국 장쑤성에 노트북 PC 공장을 건설, 내년초부터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내 단독 생산·판매에 나선다.
이밖에 에이서, 아리마 등의 다른 대만 업체도 상하이나 중국 남부 지역에 노트북 PC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신속·유연한 생산 환경은 물론 급성장하는 내수 IT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 투자를 부르는 선순환의 구조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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