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온라인 우표제, 적극 검토해볼만...

 e메일 사용이 잦아지면서 문득 이런 경우를 상상해 본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한 경품행사에 100만원 상당의 컴퓨터 당첨자가 내가 됐고 업체는 내 메일로 당첨고지 사실을 알려왔다. 보통 때와 같이 광고메일인줄 알고 확인도 안해보고 삭제했고 경품 증정 기간이 지난 후에야 당첨사실을 확인하고 후회를 했다.

 상상이긴 하지만 쌓여가는 광고성 메일을 보고 이런 경우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굳이 경품을 못받아서뿐만이 아니라 사업상, 친구와의 교제상 필요한 e메일들이 상업성 메일과 혼동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생긴다.

 메일 제목에 광고라는 표기를 하고 보내오는 것은(물론 그래서도 안될 일이지만) 그래도 이해가 된다. 친구끼리 메일을 주고받는 듯한 식의 대화문구, 많은 수익과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식의 사업성 문구로 교묘하게 제목을 위장하는 식의 스팸메일의 경우는 그 발신자의 신원파악조차 어렵게 만들어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까지 불러오고 있다.

 최근들어 상업성 메일의 범람은 도를 넘어서 악랄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내 경우 웬만하면 인터넷 사이트 회원가입을 하지 않지만 부득이한 경우라면 회원가입 때 관련 메일을 받지 않겠다는 항목에 선택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하루에 수십통까지 날아오는 상업성 메일을 보면 기가 막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불법 소프트웨어 CD판매나 성인용 사이트 홍보 메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한 학부모가 초등학생 자녀의 e메일 함을 열어보니 성인용 음란사이트 홍보 메일이 있어 아연실색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 중엔 자신의 메일함에 온 음란사이트 홍보에 귀가 솔깃해 유료가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스팸메일의 범람은 이렇듯 뜻하지 않게 사회적 악영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 우표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 1000통 이상 전송할 경우 전송료를 부과한다는 것인데 그 정보가 효율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네티즌이 인정한다면 발신료를 기업체측에 되돌려준다고 하니 자신의 홍보메일이 떳떳하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설령 반발하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대로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의 영리추구라고 해도 건전한 메일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면 시도해 볼만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인터넷 콘텐츠의 유료화라면 갸우뚱하는 네티즌도 온라인우표제에 귀가 솔깃한 것은 스팸메일의 피해 당사자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유재범 대전 중구 문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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