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코리아>(19)무선 인터넷 게임의 미래

 게임을 즐기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유선망에 접속하는 대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은 오락실용 게임에서 출발해 가정용 게임, PC 게임, 온라인 게임 등으로 발전해 왔다. 메인프레임을 비롯한 전용기기가 득세할 때 폐쇄 플랫폼 기반의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게임산업이 태동했으며 개방형 플랫폼인 PC가 등장하면서 PC 패키지 게임산업이 꽃을 피웠다. 또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게임이 중흥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2001년에 들어서는 전세계 IT산업의 화두가 무선 인터넷과 정보기기로 바뀌고 있다. 이동 전화망을 기반으로 한 무선 인터넷이 유선 인터넷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으며 IT산업의 최강자였던 PC가 각종 정보기기를 비롯한 포스트 PC에 자리를 조금씩 내주고 있다.

 이같은 IT산업의 흐름은 게임 산업에도 변화를 몰고오고 있다. 이른바 이동 전화망을 기반으로 한 무선 인터넷 게임을 비롯해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형 정보기기용 게임, 디지털 TV용 게임 등이 차세대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차세대 게임산업은 한결같이 이제 막 태동기라는 점에서 향후 5년 이내에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아직 전세계적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업체가 출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는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세대 게임산업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무선 인터넷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산업은 세계적인 무선 인터넷의 붐에 힘입어 향후 5년 이내에 온라인 게임에 이은 제5의 게임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는 2005년까지 서구유럽과 미국에서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80%에 해당하는 2억명의 인구가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 게임을 즐길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를 통해 얻어지는 매출도 2003년 16억달러에서 2005년에는 60억달러에 달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대변하듯 최근 국내 청소년층 사이에서는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교환하는 일에서부터 송수신, 모바일 게임, 경매, 미팅 등 모바일 콘텐츠가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m세대들 사이에서 엄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즐기는 ‘엄지족’이라는 신조어를 창출할 만큼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무엇보다 쉬운 접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가지고 있으면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게임은 그래픽이나 게임방법이 단순해 일면 조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게임방법이 쉽기 때문에 다양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복잡한 조작방법을 일일이 배울 필요가 없어 여성들에게는 심심풀이 여가로 모바일 게임이 제격이다.

 국내의 모바일 게임산업은 무선 인터넷망을 비롯한 인프라와 개발 업체들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전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가 최근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최종 소비

자 매출을 기준으로 지난해 1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는 올해 260억원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나는 등 향후 3∼4년 동안 연평균 2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2003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는 2555억원에 이르는 등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일본 다음 가는 아시아 맹주로 부상할 것으로 이 백서는 내다봤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현실은 그렇게 밝지 않다. 무엇보다 업체들의 난립으로 게임콘텐츠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의 지난 5월 정보 이용료를 통한 콘텐츠 제공업체 매출은 13억원에 달했으나 콘텐츠 제공업체의 수는 무려 304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업체당 평균 매출로 환산하면 450만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게임콘텐츠는 제작 비용이 모바일 캐릭터, 벨서비스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저수를 늘리거나 광고 등 기타 수익모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업체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어 업체들간 과열 경쟁이란 우려까지 낳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놓은 업체만도 100여개사에 달하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까지 포함하면 무려 200여개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가 고작 2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업체당 1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정도로, 국내 모바일 시장은 포화상태다. 특히 CP들 간의 과당 경쟁은 무선사업자와 CP간의 관계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모바일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사업체간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규모 CP들이 컨소시엄 등을 통해 퍼블리셔 기능까지 갖춘 콘텐츠 집단(CA:Contents Aggregator)을 구성하는 방안도 대안이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또 현재 이동전화 서비스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는 과금체계 등 사업환경을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적극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강조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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