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다이얼패드` 파산 초읽기

 

 [iBiztoday.com=본지특약] 인터넷폰업체 다이얼패드 커뮤니케이션스(dialpad.com)의 향방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샌타클래라에 있는 다이얼패드는 한때 인터넷 전화 업계의 선두주자로 명성을 날리던 업체다. 이 회사는 그러나 지난 2년간 67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인터넷 전화사업에 퍼부었으나 단 한푼의 이익도 내지 못한 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파산위기 소식이 전해진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다이얼패드가 파산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다이얼패드에 관한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이널패드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이얼패드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40여명의 직원마저 자리를 비운 가운데 현재 자동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난달 중반 회사측이 2주간 휴가를 실시한다고 밝혀 본의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들 직원의 업무복귀 여부는 다이얼패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다이얼패드는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다이얼패드가 휴가를 보낸 직원들에게 업무에 복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휴가는 무급휴가로 처리됐다.

 다이얼패드의 한 관계자는 “출근할 필요도 없으며 회사에 연락하지도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금 다이얼패드에 남아있는 이는 몇 명 안되는 중역과 간부급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뿐이다. 임원들은 남은 자산의 매각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워커 최고경영자(CEO) 권한대행은 이와 관련 입을 굳게 다문 채 언론사의 취재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데이빗 질크레스트 홍보이사도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다이얼패드의 최대 라이벌인 넷투폰(net2phone.com)이 지난 10월부터 다이얼패드의 몰락 조짐을 감지하고 다이얼패드의 고객 정보를 사들이기 위해 접촉을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위너 넷투폰 수석 부사장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다이얼패드는 아직 넷투폰의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얼패드는 고객 자료는 물론 이 회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다이얼패드 프로그램을 사들일 업체를 다각도로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이 무엇보다 촉각을 세우는 문제는 다이얼패드가 아직 문을 내리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다이얼패드가 아직 연명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새롬 테크놀로지(serome.com)가 아직 자금줄을 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다이얼패드가 파산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새롬 주가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며 “새롬 입장에서는 파산 이전에 일부 자산이라도 제값에 처분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쟁업체들이 다이얼패드의 고객 자료를 탐내는 것은 사용가치가 있기 때문이지만 한때 인터넷 전화의 대명사로 통했던 다이얼패드라는 기술을 사들일 업체가 과연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이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도 사업에 실패해 문을 닫는 마당에 인터넷 전화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업체가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다이얼패드의 한 관계자도 “우리는 인터넷 전화 사업에 실패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이얼패드는 파산위기에 몰렸지만 웹사이트에는 아직도 채용 공고가 게재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ot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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