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불황터널에 `빛줄기`

 가격·품질 경쟁력 취약에다 수요처의 외면,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경기위축이란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공장가동률이 50%에도 못미치던 국내 2차전지산업이 내년부터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내우외환에 시달려온 국내 2차전지업체들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청신호가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우선 국산 휴대폰의 급격한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국산 2차전지를 외면해온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국산 2차전지의 채택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에 휴대폰용 전지팩을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산 2차전지 사용을 주저해온 삼성전자가 최근들어 삼성SDI의 리튬이온전지 구매 비중을 크게 늘려 최근에는 거의 3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이 비중이 거의 40%에 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성DSI 2차전지의 품질과 가격이 일산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다.

 LG전자에 주로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도 사정은 비슷하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10월 이후 LG전자의 휴대폰에 장착되는 리튬이온전지 3대 중에 1대는 LG화학 제품일 것”이라고 귀띔하면서 “내년에는 공급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휴대폰업체로부터 품질을 공인받은 데 자신감을 회복한 국내 2차전지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다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호재가 잇따라 터져나와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부풀고 있다.

 호재 중 하나는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 폭발사고. 세계 굴지의 휴대폰업체인 M사의 휴대폰이 폭발, 이를 사용하던 사용자가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사고를 낸 휴대폰에는 중국산 2차전지가 탑재됐었다. 가격이 싼맛에 중국산을 구매했던 이 휴대폰업체는 부랴부랴 대체 공급처 마련에 나섰고 그 대안으로 한국 업체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것. 이미 M사는 국내 대형 2차전지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나의 호재는 세계 IT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으로 접어드는데다 2차전지 재고가 거의 소진되고 있다는 점. 현재 세계 2차전지 시장 수급상황은 공급이 수요의 2배 정도를 넘는 공급과잉 상태다. 그러나 최근 IT경기추세를 감안할 때 내년 6월경이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게 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트북PC·PDA 등 첨단 휴대정보단말기의 폭발적 수요 증가세도 국내 리튬이온전지업체를 즐겁게 하는 대목. 삼성SDI는 대만 심플로사에 리튬이온전지를 대량 공급키로 했으며 LG화학은 컴팩·애플에 이어 세계 굴지의 노트북PC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추진, 거의 성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황을 미뤄볼 때 국내 2차전지업체들은 지난 3년간 악몽에 가까웠던 사업부진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세계 시장을 향해 쾌속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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