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등 국내 그룹 계열 정보기술(IT)주가 최근 높은 주가상승으로 미국의 9·11 테러사태 이후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미 테러사태 여파로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도행진으로 고전했던 그룹 IT주가 최근 증시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안정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을 외면했던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경기회복 기대감을 내세워 그동안 팔아치웠던 그룹 IT주를 대거 매수하고 나선데다 최근에는 그동안 주식매입을 망설였던 기관들까지 가세, 이들 주식들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9월말부터 이어지는 상승장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벤처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그룹 계열사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계열사 주식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는 LG전자. LG전자는 지난주말 2만6400원으로 마감, 테러쇼크에 따른 주가 변동 요인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9월 11일(1만3000원)보다 100.31%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기업분할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인 것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상승은 LG그룹 계열 IT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유상증자를 마친 LG텔레콤이 같은 기간에 36.78%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데이콤과 LG홈쇼핑도 각각 20.12%, 17.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국가대표 주식인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반도체 가격하락이라는 지옥의 문을 빠져나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테러 이전보다 51.60% 상승한 28만3500원을 기록, 30만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 경기의 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단말기 및 LCD사업의 호조가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을 내고 있다. 삼성전기·삼성SDI·삼성테크윈 등 삼성의 IT계열사도 2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SK텔레콤으로 대변되는 SK그룹주들도 각광받는 주식이다. SK텔레콤이 최근 주가상승세가 주춤하지만 테러 이후 31.40%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SKC도 50.14%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통신 계열주인 한국통신과 KTF도 각각 12.92%, 42.67%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대표주인 KTF는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상승률이 17.83%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그룹 대표 IT주들이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연말이 다가오자 주가로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하는 등 그룹 계열사의 주가 움직임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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