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개통되는 IPv6 ‘터널 브로커’ 서비스는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 아키텍처인 IPv6에 대한 관심이 학계, 연구기관 등 일부 전문가 영역에서 다수의 일반 사용자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가 있다.
터널 브로커는 한마디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IPv6 사용자간의 접속을 원활히 해주는 서비스다. IPv4망에서 고립 내지는 소외돼왔던 IPv6 사용자들과 IPv6망 접속을 원하는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맡는 것이 바로 터널 브로커 서비스다.
터널 브로커 서비스의 개통은 결국 IPv6 관련연구 및 상용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 IPv6 관련기관 및 기업의 호스트에 간단히 접속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IPv6 통신망을 통해 패킷 송수신이 가능해져 IPv6의 실증연구를 더욱 촉진시키고 상용화 개발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 개통으로 기대되는 또 한가지의 성과는 차세대인터넷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는 일본과의 기술격차 해소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인터넷강국으로 자부해왔음에도 불구, IPv6를 비롯한 차세대 인터넷분야에서만큼은 일본에 뒤처져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터널 브로커 서비스 개통은 그만큼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일본은 사실 최근 IPv6 관련 상용화 촉진을 통해 차세대 인터넷분야를 선도한다는 전략아래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부터는 NTT, 도시바, 히타치, IIJ, 노키아재팬, 마이크로소프트, 미쓰비시 등 일본내 유수의 기업이 가세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불특정다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IPv6망 및 정보가전기기에 대한 실증실험에 돌입했다.
일본은 이를 위해 최근 IPv6보급고도화추진협의회(http://www.v6pc.jp/)라는 단체까지 발족했다. 일본은 이 협의회를 축으로 총무성 및 통신·방송기구와 손잡고 IPv6에 의한 차세대 인터넷의 보급 촉진을 위해 약 1000명의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모니터 요원을 공모한 바 있다. IPv6에 의한 액세스망을 비롯해 IPv6를 지원하는 정보가전기기의 이용촉진과 차세대 인터넷 붐 조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이번 IPv6 터널 브로커 서비스 개시는 비록 늦었지만 연구소에 머물러있는 IPv6를 일반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IPv6분야에서 일본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성일 아이투소프트 사장은 “이번 터널 브로커 서비스는 일본의 IPv6 상용화 촉진을 겨냥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본은 이미 IPv6서비스가 가정으로까지 옮겨져 우리나라도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 IIJ는 최근 자신들의 ADSL 고객을 대상으로 IPv6 서비스 제공에 들어갔다. 이는 일본의 인터넷업체들이 IPv6 서비스를 일반가정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선 안될 대목이다. 일본은 현재 각종 IPv6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인증실험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IPv6 터널 브로커 서비스 개시를 통해 IPv6 상용화의 첫단추를 꿴 것에 불과한 셈이 된다. 대다수 인터넷회선사업자(ISP) 역시 아직은 연구소 차원에서 IPv6 실험망을 운영하는 수준이며 일반인 대상의 운영실험은 계획조차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ADSL 등 초고속망 도입을 통해 인터넷강국으로 올라선 경험을 살려 IPv6 상용화를 위해서도 결단을 내릴때가 됐다”고 전제하고 “일본에 비해 여러면에서 인프라가 탄탄한 만큼 이번 IPv6 터널 브로커 서비스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고 차세대 인터넷 상용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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