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Life IT사업단장 양재원
전세계를 팬터지지의 열풍으로 몰아넣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겨울방학이 시작될 즈음인 오는 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영국에서는 타이타닉을 능가하는 225개 스크린 동시개봉으로 새 기록을 세웠고 미국에서는 첫날 상영수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영화개봉과 함께 어드벤처 게임도 발매되는 등 가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복합화’된 결정체를 보는 듯하다.
이 영화의 성공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게 솔직한 진단일 것이다. 원작 소설이 200여개국에서 40개가 넘는 언어로 무려 1억2400만부가 팔려나갔으며 2000억원에 육박하는 영화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원작’ 좋고 ‘자본’은 튼실한 환경에서 그만한 흥행으로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면 오히려 기이한 일일 것이다.
화제작 해리포터의 성공은 빈털터리 작가였던 조앤 롤링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 주었다. 해리 포터는 작가뿐 아니라 영화 제작사 워너브러더스 그리고 게임 제작사 EA에게 모두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마술’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문학작품으로서 해리포터는 뛰어난 작가 롤링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 원작이 영상으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첨단 기술들이 총 동원되다시피 했다. 그것들은 바로 디지털 기술과 위성이라는 네트워크였다.
IBM과 네튠커뮤니케이션스(NeTune Communications)가 제휴하여 유감없이 첨단기술의 ‘마법’을 실감케 한 것이다. 이들은 매일 촬영된 영상물을 디지털 버전으로 만들 수 있는 시설과 그 어떤 네트워크보다도 안전하고 빠른 위성을 활용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바로 영화 클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IBM은 하루치 촬영이 끝나자 마자 이 필름을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한 다음 세계 곳곳에 이 필름을 볼 필요가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시각효과 작업을 담당하는 회사의 디자이너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했다. 기존에 ‘비행기’가 실어 나르던 필름들이 안전하게 256비트로 암호화되어 0과 1 코드에 실려 위성 전송망을 통해 필요한 사람들의 책상 앞까지 배달됐다.
이제는 그 어원을 캐내 그 뜻이 무엇인지 조차도 알려고 들지 않는 디지털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기술로 다가서 있다. 디지털(digital)이 ‘사람의 손가락이나 동물의 발가락’을 뜻하는 디지트(digit)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언어학자들에게나 흥미로운 사실이지 그다지 중요치 않다. 우리에게 디지털은 이미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거대한 연구소의 첨단 테크놀로지 시스템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PC, 모바일 폰, TV에서 심지어 세탁기,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디지털이 심어놓은 문화현상은 한마디로 우리 생활의 근간을 바꿔가고 있는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의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한 파워는 이제까지 독자적인 발전경로를 거쳐 성장해왔던 통신시장, 방송시장 그리고 IT산업분야의 벽을 허물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게임콘솔로 탄생했던 드림캐스트가 인터넷과 위성방송사인 BskyB와 동시에 제공되는 서비스업체로 탈바꿈한 것은 디지털이 낳은 매체융합 현상의 작은 사례에 불과한다. 그리고 그 매체융합의 결과는 OECD의 보고서에 표현된 것처럼 “서로 다른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제는 한 회사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융합의 뿌리는 단지 기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경제전반의 영역을 변화시킬 지각변동의 뇌관에 닿아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혁명이 점차 가시권에 들어가고 있다. 특히 어느 분야보다도 지상파, 케이블, 위성 등 전 분야에서 시작된 방송산업계의 디지털화 작업은 기술적인 변화가 어떻게 문화적인 변화로, 나아가 경제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해리포터가 ‘마법의 돌’을 통해 더 깊은 마법의 세계로 들어갔듯이 이제 우리는 0과 1 디지털이 만드는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 가고 있다.
<글 싣는 순서>
1. 매체 융합의 전주곡
2. 디지털 매체의 공존과 경쟁
3. 인터액티브 TV 서비스(1)
4. 인터액티브 TV 서비스(2)
5. 홈네트워킹과 생활의 변화
많이 본 뉴스
-
1
[에듀플러스]〈칼럼〉AI 디지털교과서 시범 적용 시간 갖자
-
2
트럼프 '압박' 먹혔나...美 “젤렌스키 '720조원' 광물협정 금주내로 서명할 듯”
-
3
“바다에서 '에일리언 머리' 건졌다”… SNS 화제 생물은
-
4
[MWC25] 혁신 AI 기술 선보이는 SKT, 글로벌 우군 찾는다
-
5
현대차·기아, 2월 美 12만5000대 판매…역대 최고
-
6
美 앰코, 광주·송도 패키징 증설 추진…시스템 반도체 수요 대응
-
7
"비트코인 오르려나"...美 트럼프 주최로 7일 첫 '가상화폐 서밋' 개최
-
8
캐나다, 일론 머스크 'X' 의심스럽다...'AI 학습에 개인정보 활용' 조사 착수
-
9
도약기 창업기업 81개사…경기혁신센터 통해 성장 날개
-
10
中 2월 제조업 PMI 50.2…한 달 만에 '경기 확장' 국면 진입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