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와 웹애플리케이션서버.
수성과 진격의 양길에 놓인 오라클이 공세를 택했다.
오라클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오픈월드에서 4일(현지시각)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소프트웨어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무차별 공격경영’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주 공격 대상을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으로 정해 앞으로 미국의 테러보복전쟁과 함께 소프트웨어시장 장악을 위한 자국 3사의 치열한 전쟁이 예상되고 있다.
래리 회장이 3파전을 승리로 이끌 주 공격 무기로 내세운 것은 웹애플리케이션서버인 ‘9i AS’. 주력인 데이터베이스사업에 비해 신생사업인 웹애플리케이션서버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고기능에 저가를 앞세워 진격을 선언했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을 ‘난공불락(unbreakable)’이라고 정한 것도 다분히 ‘9i AS’를 겨냥한 포석이다.
저가이면서 보안기능을 탑재한 서버로 기존 데이터베이스의 사업입지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병렬연결로 쉽게 애플리케이션 추가가 가능한 클러스터링을 강조함으로써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주력사업인 데이터베이스를 놔두고 웹애플리케이션서버를 강조한 이번 행사의 진의를 실감케 했다.
래리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어떠한 강력한 도전에도 꺽이지 않는 강력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그 첫 단추는 ‘9i A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완전한 적으로 돌변해 버린 MS와 IBM에 대해 독설도 서슴지 않음으로써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그렇다고 주력인 데이터베이스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데이터베이스사업을 더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아예 독식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대기업(엔터프라이즈)시장은 물론 그나마 경쟁사로서의 여지가 있었던 중소기업시장도 점령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시장의 ‘오라클 천하’를 다시한번 펼쳐 보이겠다는 야심이다.
오라클의 DB가 14개 국제보안인증을 받을 동안 MS는 한개, IBM은 아예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14대 1, 14대 0’의 비아냥을 공식화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 다소 심하다 할 정도로 독설을 서슴지 않아 초반 신경전 역시 볼 만한 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오라클의 전략은 데이터베이스의 수성보다는 웹애플리케이션의 공격에 더 무게가 있다. 25주년을 계기로 소프트웨어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에 버거운 상대인 MS와 IBM의 대처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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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이번 행사의 주제를 ‘난공불락’이라고 정한 이유는.
▲어느 소프트웨어기업이나 가장 문제되는 것이 시스템 안정성이다. PC가 다운돼도 생산성이 크게 저하되는데, 하물며 기업의 데이터베이스가 다운된다면 엄청난 손해다. 모든 소프트웨어기업의 최대과제는 시스템 안정성이다. 이와 함께 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기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 출시는 필연적이다. 따라서 오라클은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을 최우선한다는 의미로 이번 행사의 슬로건을 ‘난공불락’이라고 정했다.
―오라클의 주력인 데이터베이스사업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현재 대기업(enterprise)용과 중소기업(standard)용 제품을 모두 출시해 놓은 상태로 시장을 완전장악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MS의 SQL2000서버나 IBM의 DB2와는 분명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자신한다. 따라서 시장석권에도 자신있다. 특히 안정적 측면에서 14개의 국제보안인증을 받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절대강자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 반면 MS는 한개, IBM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라클이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주력시장으로 삼고 있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시장에 대한 전망과 전략은.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5년후 약 110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웹애플리케이션서버 신제품 ‘9i AS’를 발표하게 됐다. 이 제품은 보다 빠르고 안정성을 겸비하는 한편 앞으로 사용자가 업그레이드시 점진적으로 저가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펴나갈 것이다.
―웹서비스에 대한 사업전략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패션비즈니스다. 유행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유행에 따라가기보다 안정성있는 시스템으로 유행을 창출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언어가 다른 사람끼리 통화가 안되는 경우 대부분 언어의 차이일 뿐 통신시스템의 부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 사람들은 통신탓을 한다. 항상 비즈니스의 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라클의 웹서비스 전략 또한 이와 같다.
<샌프란시스코=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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