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Music]재즈의 선율 `흰눈`이 펄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골목길을 돌아 허름한 카페에 들어서면 희미한 조명 아래 색소폰과 피아노, 드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재즈음악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겨울은 재즈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때론 연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때론 뜨거운 숨결처럼 거칠게 변화하는 재즈의 세계에 파묻혀 있다 보면 매서운 겨울바람도 어느새 아련한 낭만으로 녹아버린다.

 재즈는 문화수준이 어느정도 성숙된 다음에 가서야 마니아들이 생겨나는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우리 주변에서 재즈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늘고 있다.

 재즈는 동호인이 10만명에 달하고 서울에만 20여개의 라이브무대가 생길 정도로 대중화하고 있다. 재즈카페는 강남구 청담동·압구정동, 대학로, 홍익대 입구, 신촌 등에 몰려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2000∼5000원의 공연료를 별도로 받는 곳도 있다.

 그러나 재즈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만큼 어느정도 상식이 있어야 보다 재미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재즈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아프리카 흑인의 리듬과 유럽의 전통적인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독특한 장르라고 이해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주목할 만한 국내 재즈음악가들의 음반이 발매되는가 하면 세계적인 재즈음악가들의 공연도 이어지고 있다.

 재즈마니아뿐만 아니라 이 겨울, 뭔가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재즈음반 하나를 구해 듣거나 재즈공연 한번은 꼭 가보길 권한다.

 연인들에겐 오는 8·9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리는 ‘연인들을 위한 프로포즈 콘서트’를 추천한다. 윤종신·김현철·박화요비가 한 무대에서 만나 발라드·퓨전재즈·R&B를 넘나드는 풍성한 음악메뉴와 걸출한 입담으로 추위를 녹여주며 멋진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국내 재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클래식곡을 재즈로 재해석하는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자크 루시에 트리오를 만나보는 것도 가능하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내한공연을 펼친다. 오는 9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0일 저녁 7시 30분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리는 ‘바흐와 재즈가 사랑에 빠지다’는 바흐의 곡에 천착해온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특색있는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밖에 재즈와 클래식 팬들이 학수고대해온 세계 제1의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런(Bobby McFerrin)이 내년 월드컵경기를 전후해 첫 내한공연을 갖기로 해 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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