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 향후 행보와 반응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 선언 이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양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시장반응 역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 협상팀이 5일께 방한하는 등 전략적 제휴를 선언한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협상이 이번주에 본격화된다.

 4일 채권단과 하이닉스에 따르면 양사는 구체적인 제휴방안을 찾기 위한 협상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이번주중으로 1차회의를 갖고 서로의 협상조건을 전달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팀은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에 참여하는 채권단과 회사측 관계자 외에 외부전문가로 구성되며, 마이크론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또 자문 투자은행간 협상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을 이원화, 양측의 조건을 충분히 조율할 계획”이라면서 “연내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전략적 제휴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5일중으로 마이크론쪽 협상팀이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 협상팀은 2주 이상 국내에 머물며 하이닉스 및 구조조정특위측과 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하이닉스 국내 공장을 실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협상팀은 또 재무와 회사운영자료 일체를 서로 교환하고 협상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밀보장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적 제휴 추진이 발표된 지 하루만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주식시장. 제휴 추진 계획 발표와 동시에 하이닉스의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은 물론 상대업체인 마이크론의 주가 역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3일 마이크론의 주가는 호재에 힘입어 5.15%가 급등했다. 정규장 마감 후 속개된 시간외 거래에서도 오름세를 지속, 1.26%가 추가로 상승했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 이상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회사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주주들 역시 전략적 제휴 자체를 호재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심화된 D램 가격 급락현상은 수요감소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요를 넘어선 과잉공급 때문이었다. 전세계 D램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두 회사가 힘을 합칠 경우 물량 및 가격측면에서의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고 이 결과 D램시장은 안정을 되찾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를 방증하듯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 추진 계획이 발표된 3일 오후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128M SD램(16×8 133㎒)의 가격은 지난주말보다 2.43%가 상승한 1.48∼1.70달러(평균가 1.5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1.60∼2.00달러(평균가 1.69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128M SD램은 두 회사의 제휴추진으로 상승기조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세계 애널리스트들 역시 협상이 성사될 경우 ‘고생 끝 행복 시작’이 예고된다며 오랜만에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메릴린치의 조셉 오샤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간의 합병은 D램산업의 생산합리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아 마이크론은 물론 D램업계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나브딥 시라 애널리스트는 “협상 성사는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곧 D램 가격 상승을 이끌수 있어 반도체업계 전체가 환영할 일”이라며 “결국 인피니온에도 좋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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